영화 사상 걸작 공포물을 꼽으라면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작품이 바로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감독의 '싸이코'(Psycho, 1960년)다. 다중 인격의 젊은이가 벌이는 살인 행각을 다룬 이 작품은 공포 영화 특유의 긴장감과 미스테리물의 궁금증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관객이 끝까지 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특히 잔혹한 장면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공포감을 절정으로 끌어 올리는 점이 놀랍다. 이를 위해 히치콕은 행위 직전에 커트를 넘겨 칼에 찔리는 잔혹한 장면은 보여주지 않고 관객이 상상하게 만드는 교묘한 방법으로 관객의 공포심을 자극하며 검열의 잣대도 피해갔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의 공포는 관객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셈이다. 히치콕이 참 영리한 감독이라는 것을 재삼 느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