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是枝裕和) 감독의 영화는 잔잔한 일상을 통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태풍이 지나가고'(海よりもまだ深く, 2016년)도 그런 영화다. 유명 작가를 꿈꾸며 사립 탐정사무소에서 일하는 료타(아베 히로시 阿部寛)가 태풍이 닥친 날 어머니(키키 키린 樹木希林)의 집에서 헤어진 아내(마키 요코 真木よう子), 아들과 함께 보내며 일어나는 일상을 다뤘다. 료타는 한때 촉망받는 작가였지만 도박으로 돈을 날리면서 결국 아내와 이혼하고 탐정 일을 하는 친구(릴리 프랭키 Lily Franky) 사무소에서 보조로 근근이 먹고사는 처지다. 마침 어머니의 집에 들렀다가 태풍을 만나면서 료타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되짚어 보게 된다. 이 작품에는 경제적으로 무능한 남자들이 등장한다. 주인공 료타는 도박으로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