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앤디 가르시아 8

오션스 13

라스베이거스는 밤에 가야 한다. 밤에는 불야성을 이룬 호텔들이 낮이 되면 탁한 페인트칠과 콘크리트를 드러낸 채 죽어 있다. 마치 화장이 벗겨져 얼굴 가득 주름을 드러낸 퇴기같다. 또 낮에는 어찌나 더운지 조금만 걸어도 등에 땀이 밴다. 그러나 밤에는 서늘한 바람과 화려한 조명 덕에 마치 꿈 속을 거니는 것 같다. 따라서 라스베이거스를 제대로 즐기려면 낮보다 밤에 찾아가야 한다.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오션스 13'(Ocean's 13, 2007년)은 라스베이거스를 무대로 다룬 사기극이다. 동업자에게 배반당한 친구의 복수를 위해 오션(조지 클루니)과 도둑 친구들이 다시 뭉쳤다. 그들의 목표는 지상 최고의 호텔을 꿈꾸는 윌리 뱅크(알 파치노)를 파멸시키는 것. 소더버그 감독은 1편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카지..

스모킹 에이스

'스모킹 에이스'(Smoking Aces, 2007년)는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 등 로맨틱 코미디로 유명한 워킹타이틀의 액션물이다. 감독은 스릴러 '나크'를 만든 조 카나한. 내용은 조직에서 지나치게 커버린 사나이의 목에 현상금이 걸리면서 각기 다른 5개팀의 킬러들이 달라붙어 대결을 벌이는 이야기다. 5팀의 킬러들이 혼전을 벌이는 만큼 이야기도 복잡하고 전반부는 늘어지기까지 한다. 벤 애플랙, R&B가수 알리샤 키스, 앤디 가르시아, 레이 리오타 등 다양한 배우들이 열연을 펼쳤지만 그만큼의 재미를 보장하지 못하기에 실속은 없다. 부자지간 얘기와 심장 이식수술을 끌어다 붙인 막판 반전도 생각보다 약하고 뜬금없다. 후반부 등장하는 호텔 총격전만 강도 높은 액션으로 눈길을 끈다. ..

오션스 일레븐

스티븐 소더버그(Steven Soderbergh) 감독의 '오션스 일레븐'(Ocean's Eleven, 2001년)을 좋아하는 이유는 라스베이거스에 얽힌 기억들을 떠오르게 해 주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과거 출장으로 자주 갔던 라스베이거스의 밤 풍경이 그대로 들어있다. 영상뿐 아니라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를 터는 내용도 아주 재미있다. 구성과 줄거리도 깔끔했으며 인물들의 개성도 분명하게 살아있다. 미국 평론가들도 프랭크 시나트라, 딘 마틴 등이 주연한 1960년대 원작 영화보다 낫다고 평했다. 덕분에 소더버그 감독의 최고 흥행작이 됐다. 이에 비하면 최근 상영한 '오션스 트웰브'는 아쉽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 영상은 괜찮은 화질이다. 밤 장면이 많은데도 불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