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엘튼 존 9

빌리 엘리어트 (블루레이)

석탄 가루가 풀풀 날리는 탄광촌, 마을을 벗어난 적이 없는 광부들이 대부분인 그 곳에서 남자들의 위안거리는 축구와 권투다. 이런 곳에서 발레를 배우겠다고 하면 단연 웃음거리가 되거나 게이로 의심을 받는다. 11세 소년 빌리 엘리어트, 그는 그런 편견을 깨고 과감히 발레리노에 도전을 한다. 스티븐 달드리 감독의 '빌리 엘리어트'(Billy Elliot, 2000년)는 척박한 환경을 뚫고 꿈을 위해 도전하는 소년의 이야기다. 우군이 별로 없는 환경에서 빌리의 도전은 눈물겹고 코믹하다. 달드리 감독은 빌리의 도전을 잔잔한 에피소드와 함께 묘사해 재미와 감동을 준다. 권투를 배우던 소년이 갑자기 춤을 배우니, 서툴고 엉성할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진솔하면서도 코믹하게 묘사했다. 더불어 1970, 80년대 크게 유..

토미

켄 러셀 감독이 만든 뮤지컬 영화 '토미'(Tommy, 1975년)는 영국의 유명 록 밴드 더 후의 동명 록 오페라앨범을 필름에 담은 작품이다. 더 후는 'My Generation' 'Pinball Wizard' 등의 히트곡으로 1960~70년대를 휩쓴 록 그룹이다. 그 중에서도 1969년 발표한 록 오페라 '토미'는 파괴적이고 역동적인 이들의 음악 스타일이 집약됐다. 더 후는 이를 영화로 만들기 위해 스탠리 큐브릭 감독에게 제의했으나 거절당하자 켄 러셀 감독에게 다시 의뢰했다. 이후 더 후는 가장 유명한 앨범 '후즈 넥스트'(1971년)를 발표하면서 거대한 콘크리트 직육면체(큐브릭)에 오줌을 갈기고 돌아서는 사진을 앨범 커버로 사용했다. 러셀 감독은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시끄럽고 그다지 친숙해지기 힘..

모나리자 스마일 (블루레이)

'죽은 시인의 사회'나 '코러스' 등의 영화는 한 사람의 교사가 여러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잘 보여준다. 마이크 뉴웰 감독의 '모나리자 스마일'(Mona Risa Smile, 2003년)도 마찬가지. 미국 동부의 전통 명문 여대인 웰슬리 여대에 미술 강사 왓슨(줄리아 로버츠)이 부임한다. 웰슬리 여대는 여성의 사회 활동보다 품위 있는 가정주부의 역할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강조하는 학교다. 하지만 왓슨은 틀에 박힌 생활과 사고에 익숙한 아이들에게 틀을 깨고 변화할 것을 요구한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그는 학교와 보수층 아이들에게 적이 된다. 언뜻보면 '죽은 시인의 사회'의 여성판 같다. 심지어 제도적 틀을 못견뎌 자의든 타의든 교사가 학교를 떠나는 결말도 닮았다...

록키 5 (블루레이)

실베스터 스탤론의 '록키 5'(1990년)를 떠올리면 우선 악역으로 나온 토미 모리슨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록키가 키워준 공로를 모르고 배신하는 후계자로 나온 그는 실제 세계 헤비급 챔피언을 지낸 프로 권투 선수이며 미국을 상징하는 대배우 존 웨인의 외손자다. 1969년생인 그는 영화 출연 당시 21세의 촉망받는 헤비급 권투 선수였다. 그는 24세때인 1993년 WBO 세계 헤비급 챔피언 결정전에서 44세였던 핵주먹 조지 포먼을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으로 누르고 챔피언이 됐다. 하지만 그는 95년 레녹스 루이스에게 TKO 패를 당한 뒤 몰락하기 시작해 96년 에이즈 양성반응으로 링을 떠났다. 이후 그는 약물 남용, 불법무기 소지 등으로 14개월 옥살이를 하고 나와 재산을 탕진하는 등 탕아가 됐다.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