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구 감독의 '뚝방전설'은 뚝방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네 양아치들 이야기다. 그러나 흔한 깡패 영화로 몰아붙이기에는 색깔이 좀 다르다. 조 감독이 바라본 청춘시절의 폭력은 두려움과 허망함으로 점철돼 있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기존 깡패영화 주인공처럼 멋진 활약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처참하게 맞고 깨지면서 주인공답지 않게 살려달라며 눈물을 흘린다. 폭력에 대한 두려움과 간절하게 삶을 희구하는 모습에서 영웅의 환상이 여지없이 깨진다. 결국 영화는 주먹으로 쌓아올린 전설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를 역설적으로 이야기 한다. 그처럼 냉소적이고 비판적으로 폭력을 그렸기 때문에 영화는 현실감이 있다. 현실을 바탕으로 청춘 시절을 밀도있게 그린 조 감독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2.35 대 1 애너모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