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는 오랫동안 함께 일한 여인을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더 이상 사랑을 이어갈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여인과 마지막 약속을 한다. 여인은 망부석처럼 앉아서 기다리지만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는다. 대신, 애잔한 노래가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당신을 잊었어. 모든 것을 잊어버렸어. 살아갈 의미 조차 잊어 버린 채 나 자신도 잃어 버렸어...' 왕가위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영화 '타락천사'(1995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관숙이, 셜리 콴이 부르는 노래 '망기타'(忘記他)이다. '그를 잊었다'는 뜻의 제목이 말해주듯 이 노래는 가슴 시린 이별가이다. 영화 속에선 두 번 등장한다. 한 번은 킬러인 여명이 파트너인 이가흔과 이별할 때, 또 한 번은 여명이 이가흔을 잊기 위해 거리에서 만난 막문위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