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임권택 7

천년학

'천년학'(2007년)은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이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100편의 작품을 만든 감독은 흔치 않다. 그만큼 '천년학'은 임 감독 개인 뿐 아니라 우리 영화계 전체에 걸쳐 의미가 큰 작품이다. 그래서 임 감독이 100번째 작품으로 '서편제'의 후속작인 '천년학'을 고른 이유가 짐작이 간다. 1993년 개봉한 '서편제'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100만 관객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 작품은 소설가 이청준의 '남도사람' 연작 가운데 3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인 '서편제'와 두 번째인 '소리의 빛'은 영화 '서편제'로 합쳐졌고 세 번째 작품 '선학동 나그네'가 이번에 '천년학'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됐다. 당시 '서편제'의 후속작을 바로 제작하지 않은 이유는 막판 학이 날아오르는 장면을 ..

하류인생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 '하류인생'(2004년)은 흑백 TV를 보는 느낌이다. 색상은 화려한 컬러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1960~70년대 흑백 TV 시대의 정서를 담고 있다. 그만큼 그때는 세상 또한 흑과 백이었다. 독재에 반대하면 무조건 빨갱이가 되는 세상이었고, 돈이 없으면 하류인생이 되는 시대였다. 임 감독과 제작자 이태원 사장, 정일성 촬영감독은 이 같은 시대상을 필름에 담았다. 주인공 태웅(조승우)은 1950년대 말 자유당 정권 말기에 불량 학생으로 살다가 건달이 된다. 5.16 쿠데타 덕분에 군부와 줄이 닿아 건설업으로 돈을 만진 그는 우여곡절 끝에 1970년대 박정희 유신시대에 영화제작자로 변신한다. 이 과정에서 1950년대부터 1970년대를 관통하는 시대상이 태웅의 삶에 에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