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잠수함 7

크림슨 타이드 (블루레이)

잠수함을 소재로 다룬 영화들은 공통점이 있다. 어디로 도망칠 곳 없는 폐쇄 공간에서 벌어지는 숨막히는 긴장감을 다룬다는 것. 토니 스콧 감독의 '크림슨 타이드'(Crimson Tide, 1995년)도 예외가 아니다. 러시아 내전 때문에 출동한 미 핵잠수함에서 핵 미사일 발사를 두고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내용이다. 특이하게도 이 작품은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에 초점을 맞춘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적의 제압을 최우선으로 두는 함장과 최대한 전쟁 발발 상황을 피하려는 부함장 간의 불꽃튀는 심리전이다. 이를 진 핵크만, 덴젤 워싱턴이라는 걸출한 두 배우가 뛰어난 연기로 극과 극을 달리는 두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덕분에 요란한 전투 장면 없이도 상영 시간 내내 눈을 떼지 못하게 된다. 그만큼 이야..

빌로우

잠수함이 등장하는 영화는 언제나 긴장감 넘친다. 깊은 물 밑이라는 공간이 주는 공포와 빠져나갈 곳이 없는 폐쇄성 때문이다. 그래서 공포 영화를 만들기에도 딱 좋은 소재다. 데비이드 토히(David Twohy) 감독의 '빌로우'(Below, 2002년)는 잠수함에서 벌어지는 유령의 복수를 다룬 공포물이다. 그다지 무섭거나 잔혹한 장면은 없지만 숨 막히게 조여드는 분위기가 한 몫한다. 유명 배우도 안 보이고 액션 대작도 아니어서 묻히기 쉬운데, B급 영화치고 꽤 잘 만든 편이다. 무엇보다 잦은 장면 전환으로 단조로울 수 있는 잠수함이라는 제한 공간을 계속 색다르게 보여준 편집이 훌륭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괜찮다. 클로즈업이 제법 볼 만하다. 돌비디지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