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관계를 다루고 있다. A라는 존재가 B 또는 다수의 존재와 맺어진 관계 때문에 이야기가 생겨난다. 따라서 관계의 본질을 파악해야 이야기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다. 그만큼 관계란 이야기의 시작이요 끝이다. 플로리언 헨켈 폰 도너스마르크라는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긴 이름을 가진 감독이 만든 '투어리스트'는 기차간에서 우연히 만난 여성과 남성의 관계를 풀어가는 드라마다. 두 사람이 왜 만났을까, 어떻게 만났을까, 그리고 어떻게 될까를 고민하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마치 우연처럼 만난 두 사람이 겪는 모험담은 관계의 본질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다보니 시종일관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감독은 추리극의 기술을 빌려 관계의 본질을 살짝 감춰놓아 사람들을 궁금하게 만드는 꼼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