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크 타티 감독의 코미디 '플레이타임'(Playtime, 1967년)은 당황스런 영화다. 별다른 줄거리 없이 상황만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소음과 특정 인물에 얽매이지 않는 에피소드가 기존 영화와 많이 다르다. 특히 이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말소리까지 묻어버릴 정도로 크게 울리는 소음이다. 의자에 앉을 때 쿠션이 꺼지는 소리, 발소리, 문여닫는 소리와 각종 기계장치 소리 등 생활에서 울리는 각종 소음들을 부각해 늘 보고 듣는 일상을 새로운 느낌으로 접하게 한다. 여기에 특정한 줄거리보다 4컷짜리 만화처럼 순간 순간 상황이 빚어내는 에피소드식 웃음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특별한 사건이나 별다른 이야기 없이 흘러가는 영화가 밋밋함을 넘어 당혹스러울 수 있다. 그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