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판타지 15

도깨비 감독판-국내편(블루레이)

tvN 드라마 '도깨비'를 모두 본 것은 얼마 전이었다.우연히 케이블의 드라마 관련 채널에서 재방송을 2,3편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그래서 결국 블루레이 감독판을 뒤늦게 구입해 2년 전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게 됐다.정작 본방을 보지 않은 것은 대본을 쓴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다. 예전 김 작가의 드라마 중에 '태양의 후예' '시크릿' '상속자들' '파리의 연인' 등의 일부분을 본 적이 있는데 대사나 이야기 전개, 설정 등이 개인적인 취향과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다분히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순정만화 스타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선입견 때문에 '도깨비'도 비슷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본방을 보지 않았다.그런데 이 작품을 뒤늦게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된 것..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블루레이)

'미스 페레그린과 이상한 아이들의 집'(Miss Peregrine's Home For Peculiar Children, 2016년)은 팀 버튼 감독 특유의 잔혹동화 같은 영화다. 랜섬 릭스의 판타지 소설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신비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사는 곳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이야기를 다뤘다. 손으로 불을 일으키고, 몸 안에서 벌떼를 내보내며 머리 뒤에 커다란 입으로 깨무는 등 특이한 능력을 가진 아이들은 마치 '엑스맨'의 돌연변이를 보는 것 같다. 이들을 노리는 또다른 괴집단들은 아이들의 눈을 뽑아 먹으며 일본 애니메이션 '요괴인간'들처럼 사람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린다. 팀 버튼 감독은 범상치 않은 이야기를 범상치 않은 볼거리로 채웠다. 기괴한 괴물체, 이들과 벌이는 특이한 싸움과 아찔한 ..

리젠드 (블루레이)

리들리 스코트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의 국내 블루레이 출시 제목은 '리젠드'(Legend, 1985년)이다. 그런데 이 제목보다는 우리 입에 익숙한 '레전드'가 더 자연스럽다. 내용은 판타지 세계에서 순수의 상징인 유니콘을 악마로부터 지키기 위해 싸우는 요정의 이야기다. 당시로서는 앳된 얼굴의 톰 크루즈가 요정 역할을 맡았고 10대 소녀의 풋풋한 느낌을 갖고 있는 미아 사라가 여주인공으로 등장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지금은 대배우가 된 톰 크루즈의 신인 시절 모습이다. '탑건' 출연 이전 그의 모습은 소년 티가 가시지 않아 지금과 비교하면 아주 오래된 작품을 보는 느낌이다. 당초 공포물에 가까운 판타지를 생각했던 리들리 스코트 감독은 꽤 큰 규모의 숲 세트를 만들어 촬영을 진행했다. 하지만 나오는 장소가..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블루레이)

언젠가 극장에서 예고편을 보고 압도적인 영상미에 입을 다물지 못한 영화가 있다. 바로 타셈 싱 감독의 '더 폴 :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The Fall, 2006년)이다. 짧은 시간에 그토록 놀라운 영상을 선보였으니 본편은 얼마나 대단할까 싶었는데 안타깝게도 극장에서 보지 못하고 DVD로만 봤다. 지금도 극장 상영을 놓친 것이 참으로 후회된다. 이 영화는 위대한 작가의 예술적 집념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걸작이다. 인도계인 타셈 싱은 1981년 불가리아 영화 '요호호'를 보고 리메이크하기로 결심해 15년 동안 판권 섭외에 매달렸다. 판권을 확보한 뒤 뮤직비디오 촬영 등을 하며 17년 동안 촬영 장소를 물색했다. 뿐만 아니라 순수한 아이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재창조할 수 있는 주인공 소녀를 찾기 위해 7년을 ..

천년호

한 켠에 쌓아 둔 DVD 타이틀 속에서 이광훈 감독의 '천년호'(2003년)를 발견했다. 아마 제작사에서 받아 놓고 미처 보지 못한 모양이다. 제목만 보면 신상옥 감독이 1969년에 만든 동명의 공포물이 생각 난다. 당시 신 감독의 '천년호'는 시체스 영화제에서 황금감독상을 받으며 주목을 받았고, 흥행에서도 크게 성공한 작품이다. 신라 진성여왕이 짝사랑한 장수를 차지하기 위해 그의 부인을 성 밖으로 내쫓아 호수에 빠져 죽게 만드는데, 여기에 천년 묵은 여우의 원혼이 씌워 복수하는 내용이다. 이 감독의 '천년호'는 바로 신 감독의 작품을 리메이크했다. 이 감독은 한국의 전통적인 귀신 이야기인 천년호를 고대 전설이 깃든 판타지물로 슬쩍 바꿨다. 우선 천년 묵은 여우를 뜻하는 원작의 제목을 천년 묵은 호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