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스위스 출장 갔을 때 기차를 타고 알프스의 융프라우를 오른 적이 있다. 푸른 초원 위로 멀리 흰 눈을 이고 서 있는 봉우리들이 장관이었던 기억이 난다. 겉보기에는 아름답지만 그 봉우리 중에 하나가 무시무시한 아이거북벽, 즉 노스페이스다. 요즘은 아웃도어 브랜드로 더 유명하지만 노스페이스는 여러 봉우리의 북벽 가운데 가장 어렵기로 악명높은 아이거북벽을 가리킨다. 마터호른, 그랑드조라스와 함께 알프스의 3대 북벽으로 꼽히는 아이거는 독일어로 괴물을 뜻하는 오거에서 나왔다. 산에 거대한 괴물이 살면서 사람을 잡아먹는 설화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실제로 아이거북벽은 1930년대 9명의 등반가가 사망한 이래 지금까지 6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2012년 8월 10일에도 한국인이 등정 후 내려오다가 사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