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피터 잭슨 8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만든 디지털 애니메이션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의 주인공은 틴틴이라는 이름보다 땡땡으로 더 잘 알려져있다. 벨기에 작가 에르제가 그린 원작 만화의 주인공 이름이 영어식이 아닌 원래 발음대로 부르면 땡땡이기 때문. 국내에도 에르제의 '땡땡'시리즈는 20여권이 모두 번역 출간됐을 만큼 유명하다. 스필버그 감독은 제작자인 피터 잭슨 감독과 손잡고 이 작품을 3편의 영화로 만들기로 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이번에 국내 개봉한 '틴틴: 유니콘호의 모험'이다. 영화는 '황금집게발 달린 게' '유니콘호의 비밀' '라캄의 보물' 등 세 편의 만화를 하나로 섞어 이야기를 만들었다. 스필버그는 원체 모험물에 강한 감독답게 세 편의 이야기를 어색함없이 하나의 매끄러운 스토리로 잘 이어붙였다. 특히..

영화 2011.12.18

데드 얼라이브

피터 잭슨 감독이 만든 '데드 얼라이브'(Dead Alive, 1992년)는 공포 코미디물이다. 팔 다리가 뜯겨 나가고 사방에 피를 뿌리는 전형적인 고어물이지만 오히려 지나치게 과장하다보니 웃음이 나온다. 잭슨 감독은 아예 웃음을 유발하려고 작정한 듯, 신체를 가지고 조롱에 가까운 장난을 친다. 잘린 목을 제껴 놓고 음식을 퍼붓거나, 떨어져 나간 팔 다리를 무기처럼 휘두른다. 이런 장면들에서 기시감이 느껴지는 것은 기존 영화에 대한 비틀기, 즉 패러디적인 요소가 섞여 있기 때문. 티모시 발미가 연기한 주인공의 복장과 어머니에 대한 집착 등은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를 빼다 박았고, 주인공의 좌충우돌 활약은 샘 레이미 감독의 '이블 데드', 신부의 괴상한 죽음은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의 '엑소시스트'를..

킹콩 (LE)

킹콩을 처음 만난것은 초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였다. 지금 알고보니 1933년 원작을 76년에 존 길러민이 감독하고 제프 브리지스와 제시카 랭이 출연한 리메이크작이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장면은 마취액을 가득채운 거대한 함정에 킹콩을 유인해 사로잡은 다음 유조선에 태워서 뉴욕까지 데려가는 장면이었다. 유조선 벽을 킹콩이 후려치니 위에서 내려다보던 제시카 랭이 탱크 안으로 뚝 떨어지던 장면이 기억난다. 그리고 원작과 달리 킹콩은 지금은 테러로 사라진 국제무역센터에 기어올라 현대판 헬기랑 싸우다가 장렬히 최후를 맞았다. 원작처럼 공룡은 등장하지 않았다. 피터 잭슨 감독만큼 깊은 영향을 받지는 않았지만 지금도 그때 장면들이 기억날 만큼 강렬한 인상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피터 잭슨의 리메이크작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