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휴고 위빙 9

해피 피트2 (블루레이)

탭댄스 추는 펭귄이 돌아 왔다. 조지 밀러 감독의 '해피 피트2'(Happy Feet 2, 2011년)는 음치지만 춤 하나는 기가 막히게 췄던 황제펭귄 멈블이 아빠가 돼서 따뜻한 부성애를 발휘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그의 아들은 아빠 만큼 춤을 추지 못하는 몸치다. 대신 천상의 목소리라 할 만큼 노래를 잘 부른다. 춤 잘 추는 아버지에 노래 잘하는 아들, 이쯤되면 그림이 나온다. 전편처럼 여전히 화려한 댄스와 노래가 가미된 펭귄들의 뮤지컬이다. 여기에 바다코끼리, 새우, 고래 등 다채로운 짐승들과 인간까지 실제로 출연해 버라이어티한 상황을 만들어 낸다. 전편의 히트 요소를 이어 가면서 새로운 볼거리로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물론 전편만큼 새롭지는 않지만 제작진의 전략은 어느 정도 맞아 떨어졌다. 익히 ..

캡틴 아메리카 : 퍼스트 어벤져 (블루레이)

조 존스톤 감독의 '퍼스트 어벤저'(Captain America : The First Avenger, 2011년)는 메인 요리 전에 먹는 애피타이저 같은 영화다. 본 게임은 올해 5월 개봉 예정인 '어벤저스'다. '어벤저스'는 마블코믹스가 자랑하는 슈퍼 영웅들인 아이언맨, 헐크, 토르, 호크아이 등이 총출동하는 슈퍼특공대다. 슈퍼 특공대의 대장은 바로 캡틴 아메리카. '어벤저스'를 설명하기 위해 마블은 아이언맨과 헐크와 토르를 만들었고 이번에 서막같은 캡틴 아메리카까지 만들었다. 그렇다보니 캡틴 아메리카 자체의 완결성보다는 존재의 탄생에만 초점을 맞췄다. 정작 본 게임은 따로 준비돼 있기 때문. 그래서 영화가 맥이 빠진다. 영화는 신비의 초과학적 물질에 의해 헐크처럼 근육남으로 변신한 스티브 로저스가 미..

울프맨 (블루레이)

빼놓을 수 없는 납량특집물로 한국의 구미호가 있다면 유럽에는 늑대인간이 있다. 그만큼 여름이면 찾아오는 낯익은 존재들이다. 어려서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존재 자체만으로도 무서웠지만 이제는 하도 봐서 그런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무섭다기보다 슈퍼히어로를 보는 것 처럼 친숙하다. 조 존스톤 감독의 '울프맨'(The Wolfman, 2010년)은 바로 늑대인간의 최신판이다. 늑대인간에게 물려 늑대인간이 돼버린 사나이의 슬픈 운명을 다룬 내용은 익히 알려진 만큼 이 작품은 분장과 특수 효과로 승부를 건다. 즉, 늑대인간을 얼마나 그럴 듯 하게 묘사했는지가 관건이다. 그 부분 만큼은 꽤 높은 점수를 줄 만큼 잘 만들었다. 주인공을 맡은 베네치오 델 토로가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과정은 뛰어난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아..

트랜스포머2 패자의 역습 (블루레이)

트랜스포머는 원소스 멀티유즈의 전형을 보여주는 영화다. 처음부터 완구 회사인 하스브로의 철저한 기획 아래 완구, 애니메이션, 만화책, 영화까지 줄줄이 사탕으로 엮어서 시장에 선보였다. 완구회사가 장난감을 디자인할 때 우선 목표는 상업성이다. 마이클 베이 감독의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 2009년)도 완구를 디자인하듯 그렇게 제작됐다. 전작보다 더 많은 로봇이 등장해 지구를 휘젓고 다니며 세상을 때려 부순다. 로봇이 늘어난 만큼 볼거리도 많아졌고 더 시끄러워졌다. 컴퓨터그래픽으로 재현한 집채만한 쇳덩이들의 육탄전은 그 자체로 눈길을 끈다. 하지만 장난감들의 싸움처럼 싱겁고 감동도 없다. 아니, 철저히 흥행을 염두에 두고 영화를 만드는 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