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역사를 바꾸는 힘이 있다. 1945년 2월에 촬영된 한 장의 사진도 마찬가지였다. AP통신의 존 로젠탈 기자가 이오지마에서 촬영한 6명의 해병이 성조기를 들어 올리는 사진은 몇 년의 전쟁으로 지친 미국인들에게 승리의 희망을 불어넣었다. 특히 군비 부족으로 허덕이던 미국 정부에게는 단비 같은 존재가 돼서, 사람들이 전쟁 채권을 살 수 있도록 만드는 적절한 도구가 됐다. 그러나 정작 사진의 주인공들은 그렇지 못했다. 미국인들에게 영웅이었던 그들은 고통의 세월 속에 힘든 삶을 보냈고 일부는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스티븐 스필버그가 공동 제작하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감독한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 2006년)은 역사가 된 유명 사진 속 주인공인 여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