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갈색 근육이 물결친다. 난분분, 그 사이로 꽃잎처럼 붉은 피가 어지럽게 흩날린다. 잭 스나이더(Zack Snyder) 감독의 '300'(2006년)은 테르모필레 전투를 처절하고 아름다운 영상시로 바꿔놓았다. 프랭크 밀러(Frank Miller)의 원작 만화를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BC 480년 그리스를 침공한 수 만명의 페르시아 군대에 맞서 싸운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 이야기다. '씬시티'에서 보여줬듯이 프랭크 밀러의 세계는 어둡고 거칠며 우울하다. 불의와 악이 용광로처럼 들끓는 어둠의 세계에서 섬광처럼 번뜩이는 잔혹한 폭력은 유일한 구원이다. '300'도 예외가 아니다. 조국을 위해 창을 든 스파르타인들의 싸움은 잔혹미의 극치를 보여준다. 승리만이 유일한 살 길이기에, 그들의 싸움은 더 할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