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한국 최고의 지관을 인터뷰 한 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기문둔갑의 정통 계승자로 꼽히는 그 노인은 유명한 전 대통령들부터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들의 묘터와 집터, 건물터 등을 두루 봐 준 분이다. 재미있는 점은 한 때 그 노인은 국내 대기업 신입사원 면접 때도 참가했단다. 지금은 고인이 된 창업주와 함께 연수원에서 신입사원들의 관상을 봤다는 것. 예나 지금이나 인상이 중요하다고 본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에 면접에 대비해 성형수술까지 하는 세상이 됐다. 한재림 감독의 '관상'(2013년)은 이 같은 사람들의 심리에 부합하는 영화다. 내용은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빼앗는 계유정란에 휘말린 관상쟁이의 이야기다. 실제 역사에 가상의 이야기를 끼워넣은 전형적인 팩션이다. 그런데 설정은 그럴 듯 하지만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