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수밭' '국두' 등 장이머우(장예모) 감독의 초기작은 여성의 삶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 특히 중국의 오랜 전통처럼 굳어진 유교 사상과 봉건제적인 삶에 뿌리 깊이 사로잡혀 남자에게 종속된 여성의 비극적인 삶을 주로 다뤘다. 이를 통해 과거의 잘못된 전통과 단절하고 주체적이고 평등한 인격적 존재로 바로 서는 여성을 강조한다. 그것이 비단 중국이 요구하는 생산주체이자 혁명주체인 사회주의적 여성상일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전 세계적 추세인 양성 평등의 보편적 흐름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축첩제도를 다룬 영화 '홍등'(大紅燈籠高高掛 1991년)도 마찬가지다. 장이머우 감독이 이 작품에서 초점을 맞춘 것은 중국의 봉건제적 전통인 축첩 제도다. 주인공인 송련(공리)은 대학을 중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