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21/06 7

사선에서(4K)

볼프강 페터젠(Wolfgang Petersen) 감독의 '사선에서'(In The Line of Fire, 1993년)는 또 다른 '보디가드'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경호원을 지낸 은퇴 일보 직전의 경호원이 대통령을 노리는 암살범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 경호 대상이 남성으로 바뀌었을 뿐 구성이 이 작품보다 한 해 먼저 나온 '보디가드'를 닮았다. 다만 과거의 상처 때문에 노련하면서도 시니컬하고 능글맞은 주인공의 모습은 보디가드와 많이 다르다. 초반에 주인공 프랭크(클린트 이스트우드 Clint Eastwood)가 동료와 잠입 수사를 벌이면서 리볼버를 사격하는 장면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대한 오마주처럼 '더티 해리'를 연상케 한다. 대통령의 암살을 막으려는 노병의 힘든 싸움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는 파트너의 죽..

파이널 환타지7 어드벤트 칠드런(4K 블루레이)

플레이스테이션(PS) 게임으로 유명한 '파이널 판타지 7'을 영화로 만든 '파이널 환타지 7 어드벤트 칠드런'(Final Fantasy VII: Advent Children, 2005년)은 16년 전 제작 당시에는 입이 딱 벌어질 만큼 놀라운 그래픽을 보여준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이다. 노무라 테츠야와 노즈에 타케시가 공동 감독한 이 작품은 게임의 종결 이후 2년 뒤 세계를 다뤘다. 주인공 클라우드와 그 일행이 부활한 세피로스와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이전에 등장한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 '파이널 판타지'보다 사실적인 그래픽을 선보이며 CG 애니메이션의 기술적 진보를 보여줬다. 머리카락과 눈썹 하나하나까지 표현한 세밀하고 사실적인 그래픽은 당시로서는 감탄이 나올 만했다. 그래픽의..

황비홍2(블루레이)

전편의 성공에 힘입어 개봉한 서극 감독의 '황비홍2'(黃飛鴻 之 二 男兒當自强, 1992년)는 국내에서 곡절이 많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1편이 국내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바람에 2편 수입에 과당 경쟁이 붙으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다. 1편의 수입 가격이 32만 8,000달러였는데 2편 가격이 3배 가까운 80만 달러로 치솟았다. 급기야 한국영화업협동조합이 정부에 수입 제한을 건의하면서 문화부가 수입을 불허했다. 그 바람에 국내에서는 3편이 먼저 개봉했다. 다행히 시리즈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각 편이 독립적이어서 3편이 먼저 개봉했어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2편은 중국의 근대화를 둘러싼 1911년 신해혁명을 배경으로 한다. 서양 문물을 배척하는 백련교도가 날뛰면서 외국 대사관으로 피신한 혁명 주도 세..

다크 워터스(블루레이)

국민학교 때인지 중고등학교 시절인지 기억은 명확하지 않지만 어머니가 갖고 싶어 하시던 주방용품 중에 테프론(Teflon) 프라이팬이 있었다. 전이나 계란 프라이 같은 지지고 볶는 요리를 해도 눌어붙지 않는 테프론 프라이팬은 꿈의 주방용기였다. 아무튼 1970, 80년대 테프론 프라이팬의 인기는 그만큼 대단했고 1990년대까지 이어졌다. 덕분에 테프론 프라이팬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팔아먹은 테팔(Tefal)은 떼돈을 벌며 주방용품의 명가가 됐다. 테팔이라는 사명 자체가 테프론과 알루미늄을 섞어서 만든 이름이다. 그만큼 테프론은 테팔의 성공에 큰 기여를 했다. 끔찍한 발암물질 PFOA와 테프론 그런데 2000년대 이후 테프론의 인기는 예전만 같지 못했다. 이유는 테프론의 소재로 쓰인 퍼플루오로옥타노익 에시드(..

황비홍(블루레이)

황비홍은 '정무문'의 곽원갑과 함께 근대 중국의 무술 영웅으로 꼽히는 실존 인물이다. 홍가권의 고수인 그는 1847년에 대대로 무술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통해 전수된 홍가권을 어려서부터 연마한 황비홍은 집안이 너무 가난해 8세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길거리에서 무술 시범을 보이고 약을 팔았다. 하지만 워낙 무술 실력이 출중했던 그는 홍가권뿐만 아니라 당대 뛰어난 무술 스승들에게 철선권, 무영각, 취팔선권 등도 전수받았다. 황비홍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렇게 전수받은 무술들을 개량해 자신만의 권법을 다듬었고 말년에는 십독수라는 비밀 기술까지 개발했다. 17세 때 도장을 연 황비홍은 광부와 시장 상인들에게 무술을 가르쳤고 26세 때 한의원인 바오즈린(寶芝林)을 세워 사람들의 병을 치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