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2022/01 10

23아이덴티티(블루레이)

'23 아이덴티티'(Split, 2016년)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유니버스 같은 영화다. 이 작품은 그의 전작 '언브레이커블'에서 연결돼 '글래스'로 이어지는 3부작 중 가운데 작품이다. 샤말란 감독은 처음부터 3부작을 구상한 것은 아니지만 '언브레이커블'을 만들면서 미진한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해 3부작으로 풀어가게 됐다. 그 바람에 이 작품은 결말이 명확하지 않고 애매모호하다. 바통을 다음 작품인 '글래스'로 넘겼기 때문이다. 내용은 해리성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주인공 케빈(제임스 맥어보이)이 23개의 인격으로 분열돼 케이시(안야 테일러 조이) 등 3명의 10대 소녀를 납치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케빈은 어느 날 느닷없이 나타난 24번째 인격인 '비스트'의 지시로 10대 소녀 3명을 납치한다. 소..

올드보이(블루레이)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에 빛나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2003년 나온 영화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음악, 연출, 연기, 영상 등 모든 것이 너무나도 훌륭했던 작품이다. 특히 설정이 기가 막혔다. 15년을 갇혀있다가 풀려난 오대수(최민식)의 복수극인 줄 알았으나 실상은 이우진(유지태)이 그린 더 큰 복수극이라는, 상자를 덮는 또 다른 상자 같은 설정부터 막판 충격적인 반전까지 모든 것이 완벽한 내러티브를 갖춘 작품이다. 원작은 일본의 츠치야 가론이 그린 만화이지만 주인공이 오랜 시간 갇혀있다가 풀려난 것 외에 나머지는 새로운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르다. 박 감독은 이 작품에 신화적 요소를 많이 가미했다. 금기시된 관계 때문에 빚어지는 비극과 이로 인한 파국은 고대 비극적..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블루레이)

토마스 알프레드슨(Tomas Alfredson) 감독의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Tinker Tailor Soldier Spy, 2011년)는 꽤 묵직한 스파이 영화다. 액션에 초점을 맞춘 007이나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와 달리 사실적인 첩보전에 초점을 맞췄다. 그것도 고도의 두뇌 싸움이 필요한 이중간첩을 찾아내는 이야기다. 내용은 1970년대 '서커스'로 불리던 영국 첩보기관 MI6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벌인 작전이 실패로 돌아가며 MI6 국장이 해임된다. MI6에서는 작전 실패의 원인이 '두더지'로 통하는 내부의 이중간첩이 정보를 흘렸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이중간첩을 잡아내기 위해 동원된 인물이 국장 해임 때 같이 쫓겨난 전직 첩보 관료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만 Gary Oldman)다...

매드 맥스 3(4K)

조지 밀러(George Miller)와 조지 오길비가 공동 감독한 '매드 맥스 3'(Mad Max: Beyond Thunderdome, 1985년)는 시리즈 가운데 가장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조지 밀러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매드 맥스'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제작자인 바이런 케네디가 물심양면으로 도왔기 때문이다. 케네디는 누구도 무명 감독의 저예산 영화를 도우려 하지 않을 때 제작자로 나서 자신의 침실에서 아버지가 만든 편집기로 감독과 함께 편집을 했다. 1편이 성공한 뒤 케네디는 2편 제작도 맡았고, 3편도 제작자로 나섰다. 그러나 그는 장소 헌팅에 나섰다가 헬기가 추락하면서 세상을 떴다. 조지 밀러 감독은 친구이자 제작자인 케네디의 죽음에 크게 상심해 3편 제..

매드 맥스 2(4K)

매드 맥스 시리즈 중에 가장 재미있는 작품으로 꼽히는 것이 2편(Mad Max 2: The Road Warrior, 1981년)이다. 주연 배우인 멜 깁슨(Mel Gibson)도 이 작품을 시리즈 중에 가장 좋아하는 작품으로 꼽았다. 조지 밀러(George Miller) 감독과 멜 깁슨 등 감독과 주연 배우는 그대로이지만 전작보다 스케일이 커지고 액션이 풍부해지면서 볼거리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케일은 작더라도 암울한 세기말적 분위기와 다크 히어로의 비장한 아우라는 1편이 더 낫다. 2편의 내용은 핵전쟁 이후 귀해진 기름을 차지하기 위한 생존자들의 아비규환 다툼을 다루고 있다. 악당들은 세력이 더 커지고 흉포해진 반면 희생자들의 고통은 갑절로 늘어났다. 이기적인 주인공은 두 세력의 싸움에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