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밀러(George Miller)와 조지 오길비가 공동 감독한 '매드 맥스 3'(Mad Max: Beyond Thunderdome, 1985년)는 시리즈 가운데 가장 떨어지는 작품이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다.
조지 밀러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매드 맥스'가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제작자인 바이런 케네디가 물심양면으로 도왔기 때문이다.
케네디는 누구도 무명 감독의 저예산 영화를 도우려 하지 않을 때 제작자로 나서 자신의 침실에서 아버지가 만든 편집기로 감독과 함께 편집을 했다.
1편이 성공한 뒤 케네디는 2편 제작도 맡았고, 3편도 제작자로 나섰다.
그러나 그는 장소 헌팅에 나섰다가 헬기가 추락하면서 세상을 떴다.
조지 밀러 감독은 친구이자 제작자인 케네디의 죽음에 크게 상심해 3편 제작에 흥미를 잃었다.
그 바람에 영화는 표류하게 됐고, 밀러 감독은 액션 장면만 연출한 뒤 나머지는 조지 오길비에게 맡겼다.
결국 영화는 액션물 치고는 참 싱거운 작품이 돼버렸다.
먼 미래에 물물교환으로 먹고사는 도시에 나타난 맥스(멜 깁슨 Mel Gibson)가 이곳을 지배하는 세력과 싸움을 벌이는 내용.
거래 도시 지하에 사는 마스터 블래스터는 돼지떼를 키우며 돼지 배설물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통제해 도시를 장악하는 새로운 캐릭터다.
2편에서 기름을 뽑아 올리는 사람들처럼 에너지 패권주의를 상징한다.
거래 도시를 세운 여걸 엔티티(티나 터너 Tina Turner)는 마스터 블래스터를 부리며 메탄가스를 독점하려 든다.
이 또한 중동을 둘러싸고 긴장관계를 유발했던 1980년대 에너지 패권주의의 반영이다.
하지만 맥스를 제외하고는 캐릭터의 성격이 명확지 않다.
느닷없이 나타난 아이들이나 물물교환 도시를 지배하는 엔티티 등 여러 존재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고, 죽을 둥 살 둥 싸우던 세력들이 느닷없이 화해 모드로 돌아서는 등 이야기의 개연성도 부족하다.
결국 남는 것은 액션 장면뿐인데 1편과 2편에 비해 크게 나아지거나 새로운 게 없다.
비행기 탈출 장면이나 폭주 기관차에 올라타는 장면은 2편과 탈 것의 모양만 다를 뿐 진행 방식은 대동소이하다.
오히려 이 작품은 어설픈 전개로 1,2편의 명성을 깎아먹은 영화가 돼 버렸다.
특히 1,2편 성공의 동력이었던 무한질주의 추격전을 통해 보여준 스피드가 사라져 버렸다.
막판 겨우 등장하는 열차 탈출 장면이 이를 대신하지만 1,2편의 속도감을 따라잡기에는 크게 부족하다.
유일하게 성공한 것이 있다면 모리스 자르가 맡은 우수에 찬 음악과 여걸로 등장한 티나 터너가 부른 주제가 'We Don't Need Another Hore' 뿐이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매드 맥스 앤솔로지' 박스세트에 포함됐다.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구성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암부 디테일이 많이 묻혀서 지하 장면 등은 사물을 제대로 구별하기 힘들지만 윤곽선을 깔끔한 편이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각 채널에 효과음이 적절하게 분배됐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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