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프강 페터젠(Wolfgang Petersen) 감독의 '트로이'(Troy, 2004년)는 극장 개봉 당시 여자들이 좋아했던 작품이다. 아킬레스로 나온 브래드 피트(Brad Pitt)를 비롯해 헥토르를 연기한 에릭 바나(Eric Bana), 패리스 역의 올랜도 블룸(Orlando Bloom) 등 잘 생긴 남자 배우들이 웃통을 훌렁 벗고 등장하기 때문. 반면 남자들에게는 여러 가지로 안타까운 영화다. 일단 그렇고 그런 액션 때문에 2시간 40분이 지루했고, 신들의 분노와 질투가 빚어낸 전쟁이 신을 배제한 인간들의 이야기로 둔갑하다 보니 여러 모로 원작과 다른 김 빠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거기에 싸움의 원인이 된 트로이의 헬렌(다이안 크루거 Diane Kruger) 등 여배우들이 전쟁을 일으킬 만한 미모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