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대부분의 영화 속 연쇄살인범은 다중인격자일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을 하기 때문에 쉽게 설명하기 위해 성격파탄으로 몰고 가는 게 아닐까 싶다. 르네 만조르(Rene Manzor) 감독이 만든 '미로'(Dedales, 2003년)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는 프랑스 파리의 지하묘지에서 시체 27구가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연쇄살인범으로 경찰에 지목된 인물은 연약하고 가냘픈 외모의 25세 여성 클로드(실비 테스튀 Sylvie Testud)다. 그는 여러 개 인격이 공존하는 다중인격장애 환자다. 그의 문제를 풀기 위해 정신분석의 브레낙(램버트 윌슨 Lambert Wilson)이 투입되며 사건은 실마리가 밝혀진다. 영화는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클로드의 범죄행각을 시간의 역순으로 접근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