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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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왜 대부분의 영화 속 연쇄살인범은 다중인격자일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짓을 하기 때문에 쉽게 설명하기 위해 성격파탄으로 몰고 가는 게 아닐까 싶다. 르네 만조르(Rene Manzor) 감독이 만든 '미로'(Dedales, 2003년)도 예외가 아니다. 영화는 프랑스 파리의 지하묘지에서 시체 27구가 발견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연쇄살인범으로 경찰에 지목된 인물은 연약하고 가냘픈 외모의 25세 여성 클로드(실비 테스튀 Sylvie Testud)다. 그는 여러 개 인격이 공존하는 다중인격장애 환자다. 그의 문제를 풀기 위해 정신분석의 브레낙(램버트 윌슨 Lambert Wilson)이 투입되며 사건은 실마리가 밝혀진다. 영화는 다중인격장애를 앓는 클로드의 범죄행각을 시간의 역순으로 접근하며..

영화 2004.11.25

슈퍼 사이즈 미

한 달 동안 하루 세끼 식사를 햄버거로만 때우면 어떻게 될까? 결과는 체중이 11kg 불어나고 콜레스테롤과 나트륨 수치가 과도하게 올라간다. 모건 스펄록(Morgan Spurlock) 감독은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 미'(Super Size Me)를 통해 이를 몸소 실험했다. 제목의 슈퍼 사이즈는 맥도널드의 대형 세트 메뉴 이름. 그는 의사들과 상담을 통해 사전 건강검진을 마친 후 한 달 동안 맥도널드 햄버거로만 식사를 해결했다. 한 달 후 결과는 참담했다. 그는 작품 속에서 "눈앞이 노랗고 움직일 때 힘들다"는 말로 표현했지만 의사는 "죽을 수도 있다"는 섬뜩한 경고를 한다. 작품 속에 드러난 스펄록의 한 달은 의사의 경고가 수긍이 갈 만큼 끔찍하다. 커다란 '슈퍼 사이즈' 햄버거 세트를 먹다가 지쳐서..

영화 2004.11.13

이소룡의 '사망유희' 파이팅 헤드 버전

피겨 아티스트 김형언씨가 만든 '사망유희' 이소룡 액션피겨의 파이팅 헤드 버전. 이소룡이 '사망유희'때 입고 나온 노란색 트레이닝복과 노란 쌍절곤을 들고 있는 모습이다. 기존 사망유희 피겨에서 헤드와 손이 교체됐다. 헤드는 오른쪽 광대뼈 부위와 입술 끝에 상처 자국이 묘사돼 있다. 오른손으로 쌍절곤을 움켜쥐고 있으며 왼손에는 팔찌가 걸려 있다. 김형언 씨 작품은 언제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입수 기념으로 몇 가지 포즈를 잡아놓고 사진을 찍어봤다.

하류인생

임권택 감독의 99번째 영화 '하류인생'(2004년)은 흑백 TV를 보는 느낌이다. 색상은 화려한 컬러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내용은 1960~70년대 흑백 TV 시대의 정서를 담고 있다. 그만큼 그때는 세상 또한 흑과 백이었다. 독재에 반대하면 무조건 빨갱이가 되는 세상이었고, 돈이 없으면 하류인생이 되는 시대였다. 임 감독과 제작자 이태원 사장, 정일성 촬영감독은 이 같은 시대상을 필름에 담았다. 주인공 태웅(조승우)은 1950년대 말 자유당 정권 말기에 불량 학생으로 살다가 건달이 된다. 5.16 쿠데타 덕분에 군부와 줄이 닿아 건설업으로 돈을 만진 그는 우여곡절 끝에 1970년대 박정희 유신시대에 영화제작자로 변신한다. 이 과정에서 1950년대부터 1970년대를 관통하는 시대상이 태웅의 삶에 에피..

킨키 키즈 '硝子の少年'

1997년 일본 출장을 처음 갔다. 볼 일을 보고 틈이 나서 도쿄 시부야에 있는 HMV에 들렸다. 당시 국내에 일본 음반 판매가 금지된 시절이라 평소 듣고 싶던 일본 가수들의 음반을 사기 위해서였다. 우선 엑스재팬의 음반을 왕창 사들고 돌아다니다가 잘 나가는 싱글 음반만 모아놓은 곳을 보게 됐다. 거기서 맨 위에 꽂혀 있던 CD를 집어 들었는데 그게 바로 킨키 키즈(Kinki Kids)의 '硝子の少年'(유리 소년)였다. 그때는 도대체 이들이 누구이고 그 싱글 CD에 어떤 노래가 들어있는지도 모르고 무조건 샀다. 다행히 들어보니 리듬이 흥겹고 들을 만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노래가 이들의 최고 히트곡으로, 일본에서만 싱글 판매 약 180만 장 기록을 세운 곡이었다. 킨키 키즈는 1979년생인 도모토 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