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봉작 중에 그다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봤다가 대어를 건진 기분이 든 작품이 '아저씨'와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다.
그 중에서 장철수 감독의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년)은 최고의 스릴러로 꼽을 만한 수작이다.
몇 사람 살지 않는 무도라는 작은 섬에서 벌어지는 은밀하고 기괴한 이야기가 핏빛 복수극으로 치닫는 과정을 정교하고 섬세하게 묘사했다.
빈 틈 없이 들어맞는 이야기와 등허리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섬찟한 영상은 공포물이 따로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언뜻보면 그악스런 섬사람들의 파행적인 삶을 다룬 것 처럼 보인지만 그 안에는 사회적 약자인 억눌린 자의 분노가 빚어낸 극한의 광기를 담고 있다.
특히 같은 여자이면서도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 피폐한 삶을 사는 여주인공을 오히려 더 핍박하는 마을 노파들의 모습 속에는 방관자로 머물고 마는 현대인의 초상이 숨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개인의 복수극을 떠나 파편화되고 이기적으로 변해버린 현대인을 비판하는 사회성 강한 작품이다.
10억 원 미만의 비교적 적은 예산으로 재미와 옹골찬 메시지까지 알차게 챙긴 장 감독의 연출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고 잔혹한 광경을 차분하게 필터링한 색감으로 잡아낸 영상도 훌륭했다.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만한 좋은 작품이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아주 좋다.
착 가라앉은 색감이 잘 살아 있으며 암부 디테일로 훌륭하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로 긴장된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등이 들어 있다.
안타까운 점은 블루레이의 경우 엔딩크레딧 시작 부분이 10여초 정도 잘렸다.
DVD 타이틀은 이상이 없는 점으로 봐서 블루레이 제작시 오류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이 타이틀이 소중하다.
회원으로 있는 AV동호회인 DVD프라임에서 십시일반으로 모금해 제작한 첫 번째 블루레이 타이틀이고, 덕분에 참여 회원으로 엔딩 크레딧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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