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아 마모루 감독의 작품 세계는 독특하다.
그는 항상 권력 집단 내의 암투와 집단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는 실존주의에 집착한다.
'기동경찰 패트레이버'가 그랬고, '공각기동대'는 그 절정을 이룬 작품이다.
'인랑'(2000년)도 예외가 아니다.
제 2차 세계대전 후 가상의 역사를 배경으로 정치 상황이 혼돈에 빠져든 일본에서 특기대, 즉 특수기동대 케르베로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표면상으로는 권력을 위해 특기대를 해체하려는 무리들과 이에 맞선 특기대의 비밀 조직 인랑, 즉 인간늑대들의 싸움을 그리고 있지만, 본질은 빨간 늑대 동화를 모티브로 한 사랑이야기다.
특히 주인공들이 느끼는 그 사랑은 뼈 속 깊은 외로움을 잊기 위한 몸부림이다.
이를 오시이 마모루 원작자와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은 몽환적 분위기의 암울한 채색과 스산한 풍광으로 잘 묘사했다.
애니메이션으로 이처럼 쓸쓸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작품도 드물다.
언제나 그렇듯 밀리터리에 공들인 오시이 마모루의 그림과 셀화를 고집해 최대한 컴퓨터 그래픽을 줄인 따뜻한 손그림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원래 '인랑' 시리즈는 실사 영화를 먼저 찍었다.
1987년 각본 및 감독을 한 오시이 마모루는 '붉은 안경'이라는 실사 영화를 통해 해체당한 케르베로스 이야기를 먼저 다뤘고, 88년에 원작 만화인 '견랑전설'을 내놓았다.
이후 91년 50체의 프로텍트 기어를 만들어서 실사 영화 '케루베로스'를 찍었고, 2000년 만화 '견랑전설 완결편'을 내놓은 뒤 애니메이션 '인랑'을 제작했다.
만화 '견랑전설'과 '견랑전설 완결편'은 대원을 통해 국내에도 번역 출간 됐다.
'인랑' 시리즈가 마니아들 사이에 인기를 끌면서 액션피겨도 여러 체 제작 판매됐다.
1080p 풀HD의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기대에 약간 못미친다.
전체적으로 일본 애니 타이틀 특유의 뿌연 기운과 지글거림이 보이고 윤곽선도 두텁다.
PCM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묵직하고 박력있다.
특히 MG42 기관총의 요란한 발사음을 실감나게 재현했다.
부록은 예고편이 전부.
DVD 타이틀에 수록된 인터뷰 등은 제외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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