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사람들에게 꿈과 낭만을 심어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월트 디즈니는 1940년 '환타지아'(Fantasia, 1940년)로 클래식과 애니메이션의 만남이라는 환상적인 결합에 도전한다.
당시 디즈니는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성공으로 꽤 많은 돈을 벌었기에, 자신의 생각이 큰 성공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했다.
갖고 있던 모든 자산을 털어부은 것은 물론이고 1,000여명의 제작진이 3년 간 오로지 이 작품에 매달렸다.
뿐만 아니라 사방에서 울려퍼지는 클래식 사운드를 위해 스테레오가 나오기도 전에 최초의 극장용 멀티시스템인 판타사운드라는 독특한 음향 시스템까지 개발했다.
그러나 이렇게 공들인 디즈니의 작업은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
그가 얘기한 꿈과 환상은 제 2차 세계대전 발발로 사람들이 돌아볼 여유가 없었고, 판타사운드 재현을 위해 64개의 스피커를 천장에 설치하겠다고 나서는 극장이 없었다.
결국 '환타지아'의 처참한 실패는 이를 연작으로 만들려던 디즈니의 계획을 무산시켰고, 이후 디즈니의 작품 선택이 흥행 위주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잊혀져가던 비운의 작품 '환타지아'가 다시 조명을 받은 것은 플라워 무브먼트, 즉 히피들 덕분이었다.
1960년대 사이키델릭 붐이 일던 시절, 미국의 청춘들은 클래식 선율과 함께 나타나는 환상적인 영상에 취했다.
덕분에 컬트 영화처럼 이 작품은 다시 사랑을 받았고, 훗날 LD, 비디오테이프 등 부가판권으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의 묘미는 바흐부터 베토벤, 차이코프스키, 슈베르트, 스트라빈스키 등 최고의 클래식 작곡가들의 명곡을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마디로 눈과 귀가 즐거운 영화다.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의 지휘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연주는 물론이고 음악을 절묘하게 영상화한 디즈니 작화가들의 솜씨가 뛰어나다.
특히 컴퓨터 그래픽도 없던 시절 허먼 슐타이스가 고안한 특수효과 기법은 지금 다시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온다.
한마디로 위대한 예술가들의 땀과 꿈이 녹아든 명작이다.
1080p 풀HD의 4 대 3 풀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영상이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쳐 물로 씻은 듯 잡티하나 없이 깨끗하다.
무려 70년 전 작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색감도 영롱하고 화질이 좋다.
음향은 DTS-HD 7.1 채널을 지원한다.
디즈니가 최초의 멀티사운드를 꿈꾸며 공들여 녹음한 만큼 소리의 이동을 정확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서라운드 효과가 환상적이다.
부록으로 디즈니 연구가의 음성해설과 디즈니 뮤지엄, 특수효과 설명 등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훌륭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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