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무성 영화 시절 유명한 감독이었던 덕분에 어려서부터 영화를 보고 자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은 평생을 미국에 대한 동경과 비판을 갖고 살았다.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이탈리아에서 주당 3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볼 정도로 미국 영화에 푹 빠져 살았다.
그만큼 할리우드 영화는 그의 작품 세계에 교과서가 됐다.
정통 서부극을 뒤집은 '황야의 무법자' 시리즈로 스파게티 웨스턴을 이끌었고,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더 웨스트'에서는 피와 땀을 먹고 자란 미국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서부극 형식을 빌어 냉철하게 꼬집었다.
급기야 그는 한평생 동경해 마지 않았던 미국에 대한 꿈을 마지막 작품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Once Upon a Time in America, 1984년)로 정리한다.
이 작품은 금주법 시대인 192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관통하며 미국인들이 간직하던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헤집어 놓았다.
레오네는 미국에 발을 디딘 4명의 청년들이 성공을 위해 몸부림치지만 결국 그들이 꿈꾸었던 성공은 아편굴의 아편 연기처럼 허망한 것이라는 점을 한 편의 대서사시로 이야기한다.
그 속에는 화물운송노조와 마피아의 결탁, 경찰의 부패 등 서부개척 시대부터 이어지는 미국의 어두운 잔혹사가 면면히 녹아 있다.
장장 4시간 가까운 상영 시간이 결코 지루하지 않은 것은 세르지오 레오네의 완벽주의가 빚은 수려한 영상과 뛰어난 이야기 구성력, 로버트 드니로와 제임스 우즈 등 배우들의 탄탄학 연기력 덕분이다.
여기에 레오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단짝 엔니오 모리코네의 아름다운 음악이 뒤를 받쳤다.
새삼 레오네 감독이 얼마나 대단한 거장인 지를 실감할 수 있는 수작이다.
1080p 풀HD의 1.78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과거 2장의 DVD에 들어 있던 내용을 한 장에 모두 담았다.
화질은 최신작처럼 샤프니스가 아주 높지는 않지만 비교적 깨끗하게 복원돼 괜찮은 편이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편안한 소리를 들려준다.
부록으로 평론가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등이 들어 있는데, 제작과정에만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예전 국내 출시된 DVD 타이틀에는 음성해설에도 한글 자막이 들어 있는데 이번 블루레이에는 한글 자막이 누락돼 아쉽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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