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빈 감독의 영화 '나에게 오라'(1996년)는 한국적 풍취를 제대로 살린 빼어난 토속 느와르다.
예전에 극장에서 이 작품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아 DVD나 블루레이가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최근 UEK에서 DVD로 출시됐다.
소설가 송기원이 1994년 발표한 자전적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두 청년의 방황과 꿈을 다뤘다.
외양은 고교 친구들의 성장 드라마이지만, 내면에는 새마을 운동으로 대표되는 1970년대 개발 붐을 타고 벌어지는 잇권 다툼 속에 희생되는 개인 등 시대적 아픔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이 높게 평가받을 만한 점은 뛰어난 사실성이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초가집과 어수선한 시골 장터 풍경, 대보름에 벌어지는 횃불 싸움 등 여타 액션 느와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만의 정취를 제대로 살렸다.
이를 액션과 결합한다는게 쉽지 않은데 김영빈 감독이 이를 훌륭하게 이뤄냈다.
그의 전작인 이현세 만화 원작의 '테러리스트'와는 격이 다른 작품이다.
이 작품을 빛낸 1등 공신은 단연 박상민이다.
삭발 투혼까지 발휘한 그는 사투리 섞인 욕설을 어찌나 걸죽하게 잘 살렸는 지, 연기가 아니라 작품 속 캐릭터가 그대로 살아난 것 같다.
박상민 뿐 아니라 그의 친구를 연기한 김정현, 뚝심있는 건달 역할을 한 최민수 등 다른 배우들의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압권은 여러 배우들이 부르는 코믹송이다.
새마을 노래나 기존 트로트 등을 외설 가사로 바꿔 부른 코믹송은 절로 웃음이 터질 만큼 재미있다.
여기에 이동삼 촬영감독이 잡은 카메라는 굽이 굽이 펼쳐지는 논두렁, 들판을 가득 메운 횃불 등 우리만의 풍광을 서정적으로 잡아 냈다.
더불어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맡은 음악과 안치환이 부른 주제가도 훌륭하다.
그만큼 연출, 연기, 대본, 영상, 음악 등 무엇하나 빼놓을 것 없이 잘 만든 수작으로, 우리 액션물을 대표할 만한 작품 중 하나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플리커링이 보이고 링잉이 나타나며 밤 장면에서는 디테일이 묻히지만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작품이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박상민이 교도소를 갓 나온 시골 동네 양아치를 훌륭하게 연기했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 친구의 동생이다. 집에 놀러갔을 때 본 기억이 나는데 워낙 어려서 봐서 그런 지 지금 모습과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보기 힘든 뻥튀기 장수. 검정 교복을 입고 다니던 1970년대 모습을 잘 살렸다. 김정현이 연기한 윤호의 친구 연희 역할로 나온 지종은. 당시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활동하던 그는 원래 이 역할을 연기하던 박주미가 도중하차하면서 대신 맡게 됐다. 술집 작부인 옥희 역할은 윤수진이 연기. 1993년 미스코리아 출신인 그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등에 출연했다. 90년대 듀오 오페라가 부른 '비상'이라는 노래에서 인트로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속된 말로 '삥을 뜯는다'고 표현했던 아이들의 돈을 갈취하는 장면. 김정현이 모범생에서 양아치로 변신하는 윤호 역을 맡았다. 1995년에 촬영한 작품인데 초가집이 나온다. 전남 함평군 학교면이 주 촬영 장소인데, 구경하기 힘든 초가집을 용케 찾았다. '새마을 노래' '우산셋이 나란히' 등의 노래를 외설스런 손짓과 가사로 바꿔부른 코믹송이 압권이다. 최민수가 무게를 잔뜩 잡는 동네 청년들의 우상 격인 건달을 연기했다. 배역이 잘 어울렸다. 산비탈을 따라 아래로 흐르며 굽이치는 논두렁을 잘 살린 훌륭한 영상. 이런 장면이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우리만의 영상이다. 당시 조폭 영화가 도심 뒷골목이나 술집 등을 배경으로 한 반면 이 작품은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한 점이 독특하다. 이 작품은 원작 소설가인 송기원 뿐 아니라 김영빈 감독의 경험도 녹아 있다. 김 감독은 김정현이 연기한 윤호 역할이 "어릴적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추수를 끝낸 텅 빈 논 뒤로 억새가 잔뜩 늘어서 있다. 함평에는 자생 억새가 많이 자란다. 뒤로 보이는 초록색 숲과 황토색 들이 색의 대비를 이뤄내며 서정적인 느낌을 준다. 넓은 들판에서 8분여 동안 벌어지는 횃불싸움은 당시 4억여원을 투자해 찍었다. 윤호는 허무하고 안타깝게 스러져간 친구의 묘비를 깎으며 다짐한다. "다 털고 너에게 갈꺼야. 니 영혼이 나에게 올때까지."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는 친구의 묘비명이다. 이 작품의 액션은 무술 감독 정두홍이 맡았다. 그는 횃불 싸움 장면에서 100명의 스턴트맨을 동원해 동네 싸움 같은 느낌을 살렸다.
예전에 극장에서 이 작품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아 DVD나 블루레이가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는데 최근 UEK에서 DVD로 출시됐다.
소설가 송기원이 1994년 발표한 자전적 소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두 청년의 방황과 꿈을 다뤘다.
외양은 고교 친구들의 성장 드라마이지만, 내면에는 새마을 운동으로 대표되는 1970년대 개발 붐을 타고 벌어지는 잇권 다툼 속에 희생되는 개인 등 시대적 아픔을 담고 있다.
이 작품이 높게 평가받을 만한 점은 뛰어난 사실성이다.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초가집과 어수선한 시골 장터 풍경, 대보름에 벌어지는 횃불 싸움 등 여타 액션 느와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만의 정취를 제대로 살렸다.
이를 액션과 결합한다는게 쉽지 않은데 김영빈 감독이 이를 훌륭하게 이뤄냈다.
그의 전작인 이현세 만화 원작의 '테러리스트'와는 격이 다른 작품이다.
이 작품을 빛낸 1등 공신은 단연 박상민이다.
삭발 투혼까지 발휘한 그는 사투리 섞인 욕설을 어찌나 걸죽하게 잘 살렸는 지, 연기가 아니라 작품 속 캐릭터가 그대로 살아난 것 같다.
박상민 뿐 아니라 그의 친구를 연기한 김정현, 뚝심있는 건달 역할을 한 최민수 등 다른 배우들의 제 몫을 톡톡히 했다.
압권은 여러 배우들이 부르는 코믹송이다.
새마을 노래나 기존 트로트 등을 외설 가사로 바꿔 부른 코믹송은 절로 웃음이 터질 만큼 재미있다.
여기에 이동삼 촬영감독이 잡은 카메라는 굽이 굽이 펼쳐지는 논두렁, 들판을 가득 메운 횃불 등 우리만의 풍광을 서정적으로 잡아 냈다.
더불어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맡은 음악과 안치환이 부른 주제가도 훌륭하다.
그만큼 연출, 연기, 대본, 영상, 음악 등 무엇하나 빼놓을 것 없이 잘 만든 수작으로, 우리 액션물을 대표할 만한 작품 중 하나다.
16 대 9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평범한 화질이다.
플리커링이 보이고 링잉이 나타나며 밤 장면에서는 디테일이 묻히지만 다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운 작품이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혀 없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박상민이 교도소를 갓 나온 시골 동네 양아치를 훌륭하게 연기했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 친구의 동생이다. 집에 놀러갔을 때 본 기억이 나는데 워낙 어려서 봐서 그런 지 지금 모습과 잘 연결이 되지 않는다. 지금은 보기 힘든 뻥튀기 장수. 검정 교복을 입고 다니던 1970년대 모습을 잘 살렸다. 김정현이 연기한 윤호의 친구 연희 역할로 나온 지종은. 당시 케이블채널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활동하던 그는 원래 이 역할을 연기하던 박주미가 도중하차하면서 대신 맡게 됐다. 술집 작부인 옥희 역할은 윤수진이 연기. 1993년 미스코리아 출신인 그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등에 출연했다. 90년대 듀오 오페라가 부른 '비상'이라는 노래에서 인트로 내레이션을 맡기도 했다. 속된 말로 '삥을 뜯는다'고 표현했던 아이들의 돈을 갈취하는 장면. 김정현이 모범생에서 양아치로 변신하는 윤호 역을 맡았다. 1995년에 촬영한 작품인데 초가집이 나온다. 전남 함평군 학교면이 주 촬영 장소인데, 구경하기 힘든 초가집을 용케 찾았다. '새마을 노래' '우산셋이 나란히' 등의 노래를 외설스런 손짓과 가사로 바꿔부른 코믹송이 압권이다. 최민수가 무게를 잔뜩 잡는 동네 청년들의 우상 격인 건달을 연기했다. 배역이 잘 어울렸다. 산비탈을 따라 아래로 흐르며 굽이치는 논두렁을 잘 살린 훌륭한 영상. 이런 장면이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우리만의 영상이다. 당시 조폭 영화가 도심 뒷골목이나 술집 등을 배경으로 한 반면 이 작품은 시골 풍경을 배경으로 한 점이 독특하다. 이 작품은 원작 소설가인 송기원 뿐 아니라 김영빈 감독의 경험도 녹아 있다. 김 감독은 김정현이 연기한 윤호 역할이 "어릴적 자화상"이라고 말했다. 추수를 끝낸 텅 빈 논 뒤로 억새가 잔뜩 늘어서 있다. 함평에는 자생 억새가 많이 자란다. 뒤로 보이는 초록색 숲과 황토색 들이 색의 대비를 이뤄내며 서정적인 느낌을 준다. 넓은 들판에서 8분여 동안 벌어지는 횃불싸움은 당시 4억여원을 투자해 찍었다. 윤호는 허무하고 안타깝게 스러져간 친구의 묘비를 깎으며 다짐한다. "다 털고 너에게 갈꺼야. 니 영혼이 나에게 올때까지."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는 친구의 묘비명이다. 이 작품의 액션은 무술 감독 정두홍이 맡았다. 그는 횃불 싸움 장면에서 100명의 스턴트맨을 동원해 동네 싸움 같은 느낌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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