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비추천 DVD / 블루레이

라이어 라이어 (블루레이)

울프팩 2012. 4. 6. 11:58

톰 새디악 감독의 코미디 영화 '라이어 라이어'(Liar Liar, 1997년)는 짐 캐리의 1인극이나 다름없다.
짐 캐리 특유의 과장된 표정 연기와 동작으로 시종일관 웃긴다.

내용은 승률과 처세술에 능한 변호사가 일에만 몰두해 가족들과 소원해지면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게 된 뒤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얼핏보면 가족애와 정직함을 다룬 것 같지만, 역설적이게도 뒤집어보면 세상을 살아가려면 적당한 거짓말도 평화를 위해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소위 선의의 거짓말이라는게 그런 범주에 든다.
내용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뻔한 이야기와 결말이고, 결국 갖가지 에피소드로 승부를 걸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벌어지는 각종 소동은 지나치게 과장돼 있고 억지스럽지만 짐 캐리기에 웃으며 넘어갈 수 있다.
그만큼 그의 표정과 슬랩스틱 연기는 뛰어나다.

하지만 그 점이 곧 이 작품의 한계이기도 하다.
짐 캐리라는 인물을 제외하면 남는게 없다.

따라서 짐 캐리의 코미디물을 여러 편 봤다면 이 작품이 식상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줄거리가 탁월하게 재미있는 것도 아니고, 짐 캐리 외에 받쳐줄 캐릭터도 약하기 때문.

짐 캐리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작품이 지닌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 영화다.

1080p 풀HD의 1.85 대 1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최신작만큼 샤프니스가 높고 디테일이 뛰어나진 않지만 무난하게 볼 만 하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대사 전달에 치중한다.
부록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과연 짐 캐리가 없다면 어땠을까 싶을 만큼 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작품이다.
짐 캐리의 과장된 연기와 익살스런 표정을 빼면 사람들의 공허한 웃음 만큼이나 밋밋한 줄거리만 남는다.
자해공갈의 진수인 법정 화장실 장면은 부상이 걱정스러울 만큼 과격한 슬랩스틱을 보여준다.
짐 캐리의 얼굴을 자유자재로 일그러뜨리는 표정 연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마스크' '덤앤더머' 등 여러 작품에서 하도 익숙하게 본 탓에 식상하게 느껴진다.
톰 새디악 감독은 스탠딩 코미디언 출신이다. '봅 호프쇼' 등 인기 코미디물의 작가로도 활동한 그는 '브루스 올마이티' '너피 프로세서' '에이스 벤추라' 등 코미디물을 많이 만들었다.
촬영은 할리우드에서 유명한 러셀 보이드가 맡았다. 안정적 앵글이 특징인 그는 '고스트 라이더' '마스터 앤드 커맨더' '크로커다일 던디' '갈리폴리' 홍콩영화 '스카이하이' 등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