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런던 해즈 폴른(블루레이)

울프팩 2020. 1. 10. 22:52

바박 나자피 감독의 '런던 해즈 폴른'(London Has Fallen, 2016년)은 제목 그대로 런던이 무너져 내릴 만큼 요란한 테러 행위를 그린 액션물이다.

내용은 영국 수상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 세계 28개국 정상들이 런던에 모이는 순간을 노려 아랍의 테러단체들이 동시 다발적인 테러를 벌이는 이야기다.

 

미국의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테러범들은 미국 대통령을 납치해 인터넷으로 처형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싶어 한다.

이를 막기 위해 대통령의 경호원인 마이크 배닝(제라드 버틀러)이 고군분투하며 슈퍼맨 같은 활약을 펼친다.

 

초반 20분 동안 일어나는 테러 장면이 압권이다.

첼시교가 끊어지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무너져 내리는 등 런던의 명물들이 마구 파괴된다.

 

처음부터 화끈한 액션에 목적을 둔 만큼 이야기의 개연성을 따지고 들면 끝까지 보기 힘들다.

그만큼 스토리에 허술한 구석이 많다.

 

무엇보다 5개국 정상이 죽고 미국 대통령이 납치될 위기에 빠질 동안 속수무책인 런던 치안당국의 행동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런던 경찰은 일부러 위기의 순간을 기다리는 공범처럼 시종일관 무기력한 모습이다.

 

제작진도 이를 의식한 듯 막판 내부의 적이 있다는 설정을 하지만 그 또한 어설퍼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울러 테러범들이 어떻게 동시다발적으로 엄청난 테러를 일으키는지에 대한 설명도 없다.

 

사전 준비 과정이 납득할 수 있어야 긴장감이 커질 텐데 이런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밑도 끝도 없이 꽝하고 폭탄이 터진다.

보는 사람을 순간적으로 놀라게 만들 수는 있지만 정교한 플롯과 거리가 멀다.

 

프레드릭 포사이드가 '재칼의 날'에서 보여준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치밀한 구성과 전개가 전혀 보이지 않는 영화다.

오로지 비디오 게임처럼 행위 그 자체에만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머리로 이해할 필요 없이 눈으로만 쫓으면 끝나는 영화다.

그만큼 킬링타임에는 충실하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은 편이다.

어색한 티가 확연한 컴퓨터 그래픽 장면은 화질이 떨어지지만 색감은 괜찮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리어 채널을 적극 활용했으며 헬기가 날아가는 장면 등을 들어보면 소리의 이동이 자연스럽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액션 연출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초반 미국 대통령이 달리기를 하는 백악관 내 공원 장면은 런던의 국립공원인 베터시 공원에서 촬영.
제작진은 비용이 많이 드는 런던에서 일부 장면만 찍었다.
이 작품은 2013년 개봉한 '백악관 최후의 날'의 속편이다. 전작은 이 작품보다 더 말이 안된다.
미국 대통령의 경호원 배닝을 연기한 제라드 버틀러는 작품 제작도 맡았다.
컴퓨터그래픽 장면이 정교하지 못하고 어색하다.
테러범들의 본거지는 불가리아의 누보야나 스튜디오에 세트를 만들어 촬영.
누 보야나 스튜디오는 동유럽에서 가장 큰 영화제작 스튜디오다. 테러행위로 박살나는 영국의 명물들은 이곳에서 그린 스크린을 두르고 세트를 만들어 찍었다.
현수교인 첼시교가 폭발로 끊어지는 장면도 누 보야나 스튜디오에서 그린 스크린을 이용해 촬영.
자동차 추격이 벌어지는 런던의 이스트엔드와 메이페어 거리 등도 누 보야나 스튜디오에 세트를 만들어 촬영. 그린 스크린을 두른 짐벌 위에 자동차를 올려놓고 흔드는 방식으로 찍었다.
바박 나자피 감독은 이란계 스웨덴인이다. 그는 스톡홀름에서 영화와 연극, TV 연출 등을 공부했다.
세인트폴 대성당 앞 총격전도 영국에서 촬영을 허가하지 않아 누 보야나 스튜디오에 실물 크기 세트를 만들어 찍었다. 제작진은 총알이 박히는 성당 기둥을 코르크로 만들고, 300명의 엑스트라와 100명의 스턴트맨을 기용했다.
'다크나이트'에서 하비 덴트를 연기한 아론 에크하트가 미국 대통령을 연기. 부통령을 연기한 모건 프리먼과 제라드 버틀러는 일정이 맞지 않아 백악관 복도에서 마주치는 장면을 각각 따로 찍었다.
전작을 연출한 안톤 후쿠아 감독은 대본이 마음에 들지 않아 이 작품의 연출을 거절했다. 테러범들이 미국 대통령 전용기를 공격하는 내용의 '엔젤 해즈 폴른'은 이 작품의 후속작이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런던 헤즈 폴른 (1Disc 렌티큘러 600세트 넘버링) : 블루레이
런던 헤즈 폴른 (1Disc 풀슬립 400세트 넘버링)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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