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플라워는 증권에서는 관심 밖 종목을 말한다.
원래는 댄스파티에서 아무도 춤을 추려하지 않아 혼자 우두커니 벽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한마디로 왕따다.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의 '월플라워'(The Perks of Being a Wallflower , 2012년)는 미국 고교의 왕따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용은 고교에 입학했으나 친구를 사귀지 못해 혼자서 점심을 먹으며 외톨이 생활을 하는 주인공 찰리(로건 레먼)가 뜻밖에 패트릭(에즈라 밀러)과 샘(엠마 왓슨) 오누이를 친구로 삼으면서 힘든 과거를 극복하는 이야기다.
찰리는 말하지 못하는 아픈 과거 때문에 친구를 쉽게 사귀지 못하는데 패트릭과 샘도 동병상련의 처지다.
패트릭은 낙제를 했고 샘은 어려서 못된 짓을 당해 험한 날들을 보냈다.
각자 아픔을 갖고 있는 이들은 서로 의지하며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힘이 돼준다.
크보스키 감독은 그 과정을 관찰하듯 차근차근 보여준다.
특이하게도 크보스키 감독은 원작 소설을 쓴 작가가 영화 연출까지 맡은 흔치 않은 사례의 인물이다.
아무래도 자신이 직접 쓴 작품이어서 이해가 깊어 그런지 영화에 군더더기가 없다.
그만큼 깔끔한 연출과 함축적인 이야기로 아픈 청춘들을 짚어 간다.
영화를 보면 미국도 우리 못지않게 따돌림을 문제로 생각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우리와 다른 것은 영화 속 이야기는 아픈 상처 때문에 스스로 마음을 닫고 안으로 움츠러든 소년의 이야기다.
즉 타인들이 괴롭히며 강제로 외톨이를 만드는 우리네 왕따와 결이 다르다.
그렇더라도 그 아픔을 보듬고 스스로 과거에서 빠져나오는 과정은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여럿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스스로 원하든 원치 않든 고립돼 살아간다는 것은 당사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이자 상처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다.
더불어 영화 곳곳에 보이는 1980년대 흔적들이 반갑다.
더블데크 카세트부터 데이비드 보위의 'Heroes', 딕시스 미드나잇 런너스의 'Come On Eileen' 등 귀에 익은 80년대 히트곡들이 흘러나온다.
결정적으로 반가운 것은 짐 셔먼 감독의 영화 '록키 호러 픽쳐 쇼'다.
극 중 찰리와 패트릭, 샘은 이 영화에 빠져서 주말마다 극장을 찾아 영화를 보며 코스튬 플레이를 한다.
1970년대 영화인 록키 호러 픽쳐 쇼는 컬트 영화의 시조 같은 작품으로 사실상 컬트 붐을 일으킨 명작이다.
정작 이야기보다 1980년대 흔적이 더 반가운 작품이었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무난한 화질이다.
입자가 두드러지는 편이고 윤곽선도 예리하지 않아 좋은 화질은 아니다.
특히 밤 장면은 더 거칠어 보인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역시 서라운드 효과가 두드러지지 않는다.
부록으로 감독 음성해설과 배우들의 해설, 제작진 인터뷰와 삭제 장면 및 NG 장면들이 HD 영상으로 수록됐다.
두 편의 음성해설 가운데 감독 해설에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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