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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DVD / 블루레이

레옹(4K 블루레이)

울프팩 2020. 5. 30. 14:32

뤽 베송 감독의 걸작 '레옹'(Leon, 1994년)은 뜻하지 않게 탄생한 작품이다.

뤽 베송이 '제5원소'를 준비하면서 기간이 길어지자 공백을 메꾸기 위해 급히 만든 작품이다.


가볍게 소품처럼 만든 이 작품은 개봉 후 큰 주목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뤽 베송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됐다.

내용은 뉴욕에 홀로 사는 이탈리아인 킬러 레옹(장 르노)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고아가 된 어린 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를 만나면서 삶이 달라지는 이야기다.


마약 밀매에 가담한 마약 및 총기밀매단속국(DEA) 반장 스탠필드(게리 올드만)에게 가족이 몰살당하는 비극을 겪은 마틸다는 레옹을 따라다니며 스탠필드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린다.

하지만 복수라는게 그리 간단한게 아니다.


오히려 11세 소녀인 마틸다가 위험에 빠지면서 레옹이 나서게 된다.

킬러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이 작품을 단순 액션극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 작품은 킬러의 액션보다는 레옹과 마틸다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면서 삶이 달라지는 드라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레옹이라는 캐릭터가 이중적인 면모를 지닌 특이한 존재이기 때문.


그는 잔혹하며 빈틈없는 킬러의 속성과 세상물정을 잘 모르고 어수룩하면서 어린아이같은 순진한 내면을 모두 지닌 캐릭터다.

덩치 큰 소년 같은 레옹은 어른 흉내를 내는 소녀에게 쉽게 빠져든다.


무엇보다 둘 사이의 관계는 어찌보면 판타지 로맨스에 가깝다.

특히 어린 소녀와 나이 든 남성의 범상치 않은 관계는 로리타 신드롬을 자극하기도 한다.


이런 부분에 때문에 이 작품은 미국과 국내 개봉시 일부 장면이 잘려 나가는 수난을 겪었다.

4K 타이틀과 블루레이에 들어 있는 감독판을 보면 극장판에서 잘려나간 장면들이 수록됐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장면은 아니지만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무뚝뚝하지만 속정이 깊은 킬러를 제대로 연기한 장 르노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빼어난 연기를 보인 나탈리 포트만, 그리고 악랄한 악역을 뛰어나게 소화한 게리 올드만의 연기가 훌륭했다.


장 르노는 따로 연기를 하지 않고 서 있기만 해도 묵직한 킬러의 아우라를 제대로 발산했다.

그는 긴 코트와 동그란 선글라스에 모자, 낮게 읊조리는 저음으로 레옹이라는 캐릭터를 영화사에 남을만한 캐릭터로 만들었다.


나탈리 포트만은 이 작품이 데뷔작인데도 불구하고 불쌍한 소녀의 모습과 작은 악녀같은 이미지를 적절하게 오가며 장차 대성할 배우의 싹을 보여줬다.

그 중에서 가장 빛난 것은 게리 올드만이다.


그의 광적인 악역 연기가 없었다면 아마 이 작품은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마약을 먹고 전신을 떨며 허공을 쳐다보는 그의 연기는 악의 화신 그 자체였다.


이 모든 것을 조화롭게 짜맞추고 적절한 완급 조절로 보는 사람의 시선을 떼지 못하게 만든 뤽 베송의 연출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뤽 베송 감독은 대본까지 직접 쓰며 뛰어난 스토리텔러의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더불어 에릭 세라의 음악도 훌륭했다.

아울러 스팅이 부른 유명한 주제가 'Shape Of My Heart'을 빼놓을 수 없다.


워낙 유명한 이 노래는 비정하면서도 스산한 삶을 산 킬러 레옹의 모습과 너무 잘 어울렸다.

다만 블루레이와 4K 타이틀에서 아쉬운 것은 스탠필드가 마틸다의 가족을 몰살할 때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뀐 점이다.


극장 개봉 당시 이 장면에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이 흘러 나오는 것을 보며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게리 올드만의 손짓과 액션이 음악과 너무나도 역설적인 조화를 잘 이뤘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루레이와 4K 타이틀은 과거 DVD 타이틀처럼 이 장면에 베토벤 교향곡 대신 에릭 세라의 오리지널 스코어를 넣었다.

그 바람에 게리 올드만의 동작과 액션이 음악과 부조화를 이루며 생경하게 보인다.


이 부분이 옥의 티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133분 분량의 무삭제 감독판을 담고 있다.

화질은 블루레이보다 개선됐다.


색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편광기법으로 촬영한 영상의 발색이 잘 살아 있고 디테일이 좋다.

아울러 명암대비가 개선돼 영상이 깊어 보인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특히 길게 끄는 총소리 등 잔향음이 제대로 울려 나온다.


부록으로 배우와 제작진의 10년 후 회고 등 다양한 내용이 한글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레옹'은 '제5원소' 촬영 중간에 만든 작품이다. 뤽 베송 감독은 '제5원소' 제작이 3년을 넘어서며 길어지자 지루해진 나머지 중간에 '레옹'을 만든 것.

뤽 베송 감독은 저녁 식사에 장 르노를 초대해 선물이라며 상자를 줬다. 그 안에 레옹 대본이 들어 있었다. 당시 침체기였던 장 르노는 이를 받고 감격해 눈물을 흘렸다.

이 영화는 뉴욕과 파리를 오가며 촬영했다. 실외 장면은 뉴욕, 레옹의 집 등 일부 실내 장면은 파리에서 찍었다.

레옹이 여러번 볼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는 진 켈리 주연의 '사랑은 비를 타고'다.

나탈리 포트만의 아파트집 복도 풍경은 뉴욕의 첼시 호텔에서 촬영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돋보인 캐릭터는 냉혹하며 잔인한 스탠필드 반장을 연기한 게리 올드만이었다. 게리 올드만과 장 르노는 기획 전에 배역으로 결정됐다.

스탠필드 반장이 마틸다의 집을 습격하는 장면에서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이 울려퍼진다. 그러나 블루레이와 4K 타이틀은 에릭 세라의 음악이 들어있다. 이는 엄청난 차이다. 극장에서 본 베토벤의 합창이 울려퍼지던 장면은 영상과 음악이 일치하며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초반 레옹이 활약하는 총격전 장면에 잠깐 나오는 금발 여성을 연기한 마이웬은 12세때 뤽 베송 감독을 만나 15세때 베송과 사랑에 빠졌다. 마이웬은 "12세때 뤽 베송의 친구와 연인이었다"며 "소녀가 나이든 남자와 얼마든지 사랑에 빠질 수 있어서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가 사실적"이라고 말했다.

장 르노는 마틸다와 관계를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몰라 난감해하며 감독에게 물었다. 뤽 베송 감독은 "14세 소년처럼 연기하라"고 답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향해 저격 연습을 하는 장면은 뉴욕 첼시호텔 옥상에서 촬영.

마틸다가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생일 파티에 초대돼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 마릴린 먼로를 흉내낸 장면. 제작진은 레옹과 마틸다의 관계가 미국에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성인 남자와 11세 소녀의 사랑이 놀라운 일이 아니어서 문제될 게 없다는 생각이었다.

뤽 베송 감독은 마틸다를 성에 대해 모르지만 안다고 생각하는 소녀로 설정하고 오디션을 통해 배우를 찾았다. 나탈리 포트만은 감독이 오디션에서 남동생이 죽는 장면을 설명하자 바로 눈물을 흘려 발탁됐다.

오디션을 통해 뽑힌 나탈리 포트만은 촬영 당시 11세였다. 부모의 걱정을 무릅쓰고 마틸다를 연기한 그는 당시까지 연기경험이 전무한 아마추어였다.

마틸다가 레옹을 따라다니며 살인방법을 실습하는 장면은 극장 개봉시 삭제됐다. 이 장면은 무삭제 감독판에 온전히 들어있다.

마틸다가 레옹이 선물한 분홍 원피스를 입고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미국 개봉시 삭제됐다. 시사회때 이 장면을 이해하지 못한 관객들이 웃어댔기 때문. 이를 그대로 들여온 국내 극장판 역시 이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무삭제 감독판에 이 장면이 들어있다.

레옹의 캐릭터는 뤽 베송의 영화 '니키타'에서 장 르노가 연기한 살인청부업자 빅터가 모델이다.

총포탄이 날아가는 장면은 줄로 연결된 포탄을 무인카메라가 레일을 타고 따라가며 촬영. 블루레이 타이틀을 자세히 보면 포탄 뒤로 선이 보인다.

촬영 감독은 '안나' '루시' '잔다르크' '제5원소' 등을 찍은 티에리 아보가스트. 뤽 베송 감독은 일부 장면을 직접 촬영했다.

마지막 폭발 장면은 할렘가에서 촬영. 당시 근처에서 물건을 훔쳐 달아나던 도둑이 촬영때문에 모인 경찰 복장의 엑스트라들을 보고 도주를 포기해 잡혔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장 르노는 어린 시절을 프랑스 보호령이었던 모로코의 카사블랑카에서 보냈다. 그는 프랑스군에 징집돼 독일에서 복무했다. 제대 후 연극배우를 했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레옹 (극장판 감독판 풀슬립) : 블루레이
레옹 (2Disc 4K 2D 스카나보 풀슬립) : 블루레이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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