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밀러(George Miller) 감독의 저예산 호주 영화 '매드 맥스'(Mad Max, 1979년)는 멜 깁슨(Mel Gibson)이라는 배우를 전 세계에 알린 작품이다.
당시 23세 청년이었던 멜 깁슨은 영화 예고편에도 등장하지 못할 정도로 무명의 신인이었다.
그런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조지 밀러 감독이다.
원래 깁슨은 이 영화에 출연하지 못할 뻔했다.
대본 오디션 전날, 술집에서 심하게 싸운 멜 깁슨은 얼굴이 온통 검고 푸른 멍투성이여서 오디션에 참가하지 않고 오디션을 보러 간 친구를 따라가기만 했다.
그런데 멍투성이 얼굴이 감독 눈에 띄어 발탁됐다.
사람의 운명이란 참 모를 일이다.
영화는 가까운 미래에 오토바이 폭주족들을 몰아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의 활약을 다뤘다.
이 영화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정의를 집행하는 경찰관의 행동이 악당 못지않게 파괴적이기 때문이다.
악당들을 체포하는 것이 아니라 처참한 방법을 이용해 죽음으로 몰고 간다.
그런데도 주인공이 갈채를 받은 것은 워낙 악당들의 행동이 극악무도했기 때문.
그 바람에 맥스는 졸지에 반영웅, 즉 다크 히어로로 떠올랐다.
예전 학창 시절 비디오테이프로 빌려 본 이 작품은 영상이 조악했지만 검은 가죽 옷을 입고 검은 자동차를 타고 다니며 왠지 사악한 기운을 내뿜는 멜 깁슨의 위용이 대단했다.
더불어 속도감 있는 영상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밀러 감독은 카메라를 거의 바닥에 붙이다시피 낮은 앵글로 달리는 차량과 오토바이를 찍어 속도감을 극대화시켰다.
마치 보는 사람을 향해 덮치듯 달려드는 차량과 오토바이는 파괴적이고 무시무시해 보인다.
세기말적인 황량한 분위기와 어두운 느낌의 반영웅이 조화를 잘 이룬 이 작품은 영웅 없는 시대에 영웅 만들기에 성공한 전형적인 B급 영화다.
국내 출시된 4K 타이틀은 1, 2, 3편과 4편인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까지 묶은 '매드 맥스 앤솔로지' 박스세트에 포함됐다.
네 편 모두 스틸북으로 출시됐는데, 원래 스틸북을 좋아하지 않아 불만이다.
깔끔하게 일반 4K 더블 케이스에 담으면 좋을 텐데 쓸데없이 스틸북으로 만드는 바람에 두꺼워져 보관 장소를 더 차지한다.
그런 점에서 3부작이 하나의 케이스로 묶여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이 오히려 보관에는 더 효율적이다.
이번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과거 국내 출시됐던 블루레이에 비해 화질이 많이 개선됐다.
과거 국내 출시된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저예산 영화답게 전체적으로 탁한 화질이었다.
특히 각종 잡티와 스크래치가 난무하는 등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 출시된 4K 타이틀은 필름 그레인이 두드러지지만 특별한 잡티나 스크래치 없이 깔끔한 영상을 보여준다.
샤프니스는 좀 떨어지는 편이다.
함께 포함된 일반 블루레이 타이틀도 잡티 등이 여전히 보이지만 과거 블루레이 타이틀보다 나아졌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도 과거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보다 개선됐다.
예전 블루레이 타이틀은 DTS-HD 2.0과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했는데 멀티채널로 수록된 오리지널 호주식 영어 더빙이 음량이 너무 작아 영화 분위기가 제대로 살지 않았다.
반면 4K 타이틀은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소리의 이동성과 방향감이 잘 살아 있어 도로 질주 장면 등에서 실감 나는 소리를 들려준다.
부록은 전혀 없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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