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수경 감독의 데뷔작인 '맨발의 기봉이'(2006년)는 2003년 KBS 다큐멘터리 '인간극장'에 소개된 엄기봉씨의 실화를 토대로 만든 작품이다.
그러나 100% 다큐멘터리와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주요 뼈대는 실화에서 따왔지만 갖가지 극적인 이야기를 첨가해 다큐멘터리와 차별화를 꾀했다.
충남 서산군 고북면 정자리에 사는 엄기봉씨.
올해 마흔 셋인 그는 네 살 때 열병을 앓아 지능이 여덟 살 어린이에 머문 정신지체 1급 장애인이다.
몸이 불편한 여든 셋의 노모에게 틀니를 해주기 위해 마라톤 대회에 나가 1등을 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신발이 닳을까봐 늘 맨발로 연습을 한 그는 몇 번 마라톤 대회에 나가 완주를 했지만 한 번도 우승을 해보지는 못했다.
신현준이 엄기봉 역할을 맡아 쉽지 않은 역할을 소화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실존 인물인 엄기봉씨보다 훨씬 큰 덩치의 신현준은 보는 내내 부담스러웠다.
또 TV로 널리 소개된 실화인 만큼 차별화를 꾀하고 극적인 재미를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 탓이었는 지 영화는 중반 이후 지나치게 작위적으로 흐른다.
특히 막판 마라톤 대회는 억지로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하려는 작위적인 요소가 지나쳐 오히려 거부감이 든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는 우리 영화 타이틀치고 잡티와 스크래치 하나 없는 우수한 화질을 보여준다.
클로즈업 영상의 세밀한 표현력은 칭찬할 만 하다.
더러 이중 윤곽선이 보이기는 하지만 원경, 중경에서도 사물의 테두리가 흐릿하게 무너지지 않고 또렷하게 살아있다.
DTS를 지원하는 음향은 그다지 특징이 없고 평범하다.
잔잔한 드라마인 만큼 서라운드 효과를 느낄 만한 부분은 거의 없고 대사 전달에 초점을 맞춰 평이한 소리를 들려준다.
<파워 DVD 캡처 샷>
엄기봉을 연기한 신현준. 장신과 건장한 체구가 실존인물과 달라 참으로 부담스럽다.
김효진이 오랜만에 스크린에 등장한다. 그를 비롯해 탁재훈, 최양략, 도지원 등은 극 진행에 아무 상관이 없는 억지로 끼워넣은 듯한 작위적인 캐릭터들이다. 기봉이의 마라톤 훈련을 독려하는 마을 이장으로 등장한 임하룡. 그는 이제 영화쪽에서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
막판 눈싸움 장면은 마치 아이들 연극처럼 스티로폼으로 꾸민 인조 눈 티가 너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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