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유명한 각본가인 사이토 히로시는 우리에게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의 작품은 재기발랄하다.
그가 각본을 쓴 '사무라이픽션' '환생'이 그랬고, 그의 원작을 우리나라에서 영화로 옮긴 '도둑맞곤 못살아'와 '복면 달호'도 그렇다.
최근작인 '바르게 살자'(2007년)도 마찬가지.
라희찬 감독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사이토 히로시의 원작을 장진 감독이 각색했다.
이 작품은 새로 부임한 경찰서장이 잇따라 터지는 은행강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모의 은행강도 훈련을 벌이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다뤘다.
장진 영화 특유의 허를 찌르는 황당한 웃음과 진지함이 교묘하게 뒤섞이면서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 작품이다.
장진의 '기막힌 사내들'처럼 감탄을 자아낼 정도는 아니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쫓아가게 만드는 재미가 있다.
여기에는 장진의 페르소나인 정재영과 손병호의 능청맞은 연기가 한 몫했다.
그러나 일부 장면들은 스파이크 리의 '인사이드맨'을 떠오르게 만든다.
의도한 것인지, 아이디어가 동일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씁쓸하다.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우리 영화치고는 괜찮은 화질이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간헐적으로 서라운드 효과가 나타난다.
<파워DVD로 캡처한 장면들>
고지식한 순경 정도만(정재영)이 모의 은행강도 훈련에서 가짜 은행강도 역할을 지나치게 철저하게 해내는 바람에 사건이 확대된다.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와이드 스크린이 눈을 시원하게 만든다. 프로젝터를 이용해 100인치 정도로 보면 훌륭하다.
경찰서로 나온 곳은 강릉MBC 사무실이다. 사무실 협조를 얻은 바람에 영화 속에 MBC 로고가 자주 등장한다.
정재영이 장진 사단인 필름있수다에서 제작하는 영화에 자주 나오고, 빛을 발하는 이유는 장진 감독이 정재영의 특성을 너무나도 잘 알아서 어울리는 배역을 주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여러 명의 희생자가 나오는 처절한 인질극이면서 아무도 죽거나 다치지 않는다. 마치 아이들 유희처럼 이야기가 전개돼 부담이 없다는 점이 이 영화의 특징이다.
뜻하지 않게 웃음이 터졌던 장면. 이런데서 장진 감독의 기발함이 엿보인다.
스파이크 리 감독의 '인사이드 맨'과 흡사한 장면. 은행강도와 동일한 복장을 한 인질들이 우르르 쏟아지면서 경찰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정작 범인은 은행에 남아 경찰을 따돌리는 설정 또한 스파이크 리 감독의 '인사이드맨'과 동일하다. 은행원 역할을 한 이영은.
'인사이드맨'과 흡사한 장면만 제외하면 괜찮은 작품이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오울프 감독판 (2) | 2008.03.22 |
---|---|
브레이브 원 (0) | 2008.03.15 |
용이 간다 (2) | 2008.02.29 |
우리 동네 (SE) (5) | 2008.02.23 |
골2 (0) | 2008.0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