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잭슨(Peter Jackson) 감독의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Lord of the Rings-Return of the King, 2003년)은 '반지의 제왕' 3부작 가운데 가장 스펙터클 하다.
무엇보다 인간과 샤우론 군대가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펠렌노르 평원 전투가 볼 만하다.
집채만 한 무마킬 군단과 로한의 기병대, 오크 무리가 일제히 뒤엉켜 싸움을 벌이는 장면은 비록 디지털 작업이지만 엄청난 박력을 선사한다.
거대한 미나스 티리스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싸움은 스펙터클한 판타지 전투의 진수를 보여준다.
특히 괴물 코끼리와 벌이는 싸움이 압권이다.
반면 극적 긴장감이나 신비로움은 1편이 가장 앞선 느낌이다.
톨킨(J.R.R. Tolkien)의 원작 소설을 영상으로 풀어낸 묘미가 기대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판타지 문학이나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소설 전편은 물론이고 영화 3부작을 모두 봤지만 큰 감동과 재미는 못 느꼈다.
그렇지만 장대한 소설을 영상 3부작으로 펼쳐낸 감독의 연출력과 위대한 디지털 작업은 두고두고 찬사를 받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덕분에 아카데미 영화제에서는 무려 11개의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쥐며 '벤허' '타이타닉'과 함께 최다 수상 타이기록을 세웠다.
원작자인 톨킨은 장대한 3부작을 통해 인간성의 회복을 다뤘다.
특히 3편에서 인간의 왕인 아라곤(비고 모르텐슨 Viggo Mortensen)이 온갖 고난과 역경을 물리치고 다시 왕자를 되찾는 과정은 곧 인간성의 회복을 암시한다.
사실 이 작품 속 악당들은 딱히 악역이랄 게 없다.
악마 샤우론이나 우르크하이 등 괴물은 그 존재 자체가 신화 속 악마처럼 가상의 존재일 뿐이다.
오히려 악당이라고 느낄 만한 존재는 백색의 마법사 사루만이나 곤도르의 섭정처럼 거대한 악의 세력과 권력에 대한 욕심 때문에 배신하거나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간들이다.
특히 절대반지의 노예가 돼서 이중인격으로 분리된 골룸은 인간은 아니지만 가련한 악당이다.
인류는 어려운 시기에 그런 존재들을 숱하게 봤다.
히틀러 치하나 일제강점기 또는 그 이후 군사정권 시절 독재 정권에 협력한 자들이 그런 존재들이다.
이 작품 속에서 벌어지는 싸움이 독재자들에게 협력한 무리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싸움을 축약한 것처럼 보인다.
그 바람에 영화는 시종일관 슬픔과 공포로 가득 찼다가 막판에 희망으로 반전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반지 원정대의 고난에 찬 여정이 곧 슬픔과 공포를 극복하는 과정인 셈이다.
장대한 이 작품의 끝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이 희망이어서 다행이고, 그런 점에서 반가운 작품이다.
국내 출시된 4K 박스세트 가운데 3편은 극장판 한 장과 확장판 두 장 등 총 3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확장판은 극장판보다 50분이 늘어났다.
극장판에서 삭제됐던 사루만의 최후와 아라곤이 유령 군대를 만나는 과정 등을 확장판에서 볼 수 있다.
그 바람에 4시간이 넘는 상영 시간을 지그시 참고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2160p U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디테일이 뛰어나고 색감이 자연스럽고 명암대비가 좋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 역시 훌륭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채널 분리가 확실해 소리를 듣는 재미가 있으며 저음 또한 둔중한 무게감이 잘 살아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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