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를 잡아라'(The Witches, 2020년)는 '백 투 더 퓨처' '폴라 익스프레스' '크리스마스 캐럴' '포레스트 검프' 등 동화 같은 작품을 곧잘 만드는 로버트 저멕키스(Robert Zemeckis) 감독이 로알드 달(Roald Dahl)의 원작 동화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로알드 달이 1983년에 펴낸 이 소설은 1990년에 니콜라스 뢰그 감독이 안젤리카 휴스턴을 주연으로 기용해 영화로 만든 적이 있다.
따라서 로알드 달의 원작 동화나 1990년 영화를 본 사람들은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다.
내용은 마녀 집회를 목격하게 된 소년이 할머니와 함께 마녀들을 물리치는 이야기다.
로알드 달은 여성 혐오증이 있는 사람처럼 작심하고 마녀들을 못되게 그렸다.
입은 귀까지 찢어져 상어 같은 이빨이 드러나고 장갑을 벗으면 손가락이 3개뿐이며 발가락은 아예 없고 가운데 삐죽한 발톱만 자란다.
거기에 대머리여서 항상 가발을 쓰다 보니 염증이 생겨 온통 부스럼 투성이다.
이처럼 혐오스러운 외양을 지닌 마녀들은 모성 본능을 가진 일반적인 여성들과 달리 아이들을 끔찍하게 싫어한다.
아이들은 쓸데없이 시끄럽고 고약한 냄새가 난다는 것.
항상 기쁨에 넘치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이런 식으로 은유한 것이다.
어찌 보면 마녀는 마냥 천진난만한 아이들에게 못되게 구는 어른들의 상징일 수도 있다.
그래서 마녀는 아이들을 저주의 약물이 섞인 달콤한 먹거리로 유혹해 쥐나 닭 등 동물로 바꿔 놓는다.
주인공 소년도 못된 여왕 마녀(앤 해서웨이 Anne Hathaway)에게 당해서 쥐가 돼버린다.
소년은 똑같이 마녀에게 당해 쥐가 된 다른 아이들과 합심해 마녀들을 물리칠 작전을 짠다.
저멕키스 감독은 발달된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아이들이 쥐로 변하는 과정과 마녀의 끔찍한 외양 등 갖가지 볼거리들을 그럴듯하게 묘사했다.
여기에 쥐가 된 소녀들이 마녀들을 물리치기 위해 벌이는 행동들이 긴장감 있게 전개된다.
특별히 인상적인 볼거리나 장면은 없지만 어려서 보던 만화나 디즈니 단막극장처럼 소소한 볼거리가 있는 영화다.
여기에 오티스 레딩이 부른 '(Sittin' On) The Dock of the Bay', 포탑스의 'Reach Out I'll Be There' 등 귀에 익숙한 옛 팝송들이 나와 흥을 돋운다.
못된 여왕 마녀로 변신한 앤 해서웨이의 오버 연기가 역할과 잘 어울렸고 옥타비아 스펜서(Octavia Spencer)는 마녀와 싸우는 할머니 역할을 맡아 오버하지 않고 중심을 잘 잡았다.
특이한 것은 결말이다.
저멕키스 감독은 디즈니 영화 방식으로 결말을 고친 1990년 영화와 달리 원작 소설의 결말을 택했다.
그래서 우리가 예상한 방식과 다른 결론으로 의표를 찔렀다.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삶이라면 굳이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다는 로알드 달의 결론은 마녀의 외모를 끔찍하게 그린 것과 배치돼 재미있다.
결국 남들의 시선보다 각자 느끼는 행복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다만 사람들은 그 행복의 그릇 모양과 크기를 남과 비교하면서 불행하다고 느낄 뿐이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동화처럼 색감이 곱고 윤곽선이 깔끔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적당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소리의 방향감이 좋은데 음량이 작아서 천둥소리의 박력이 살지 않는 것이 흠이다.
부록으로 제작과정, 원작 관련 이야기, 마녀 이야기, 삭제 장면과 개그 릴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HD 영상으로 들어 있다.
참고로 영화 본편의 한글 자막에 '얘야'를 '애야'로 표기하는 등 오자가 있다.
철저한 검수가 필요하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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