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소머즈(Stephen Sommers) 감독의 '반 헬싱'(Van Helsing, 2004년)은 괴물들의 버라이어티 쇼 같은 영화다.
드라큘라부터 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지킬 앤 하이드의 하이드까지 각종 괴물이 총출동한다.
내용은 바티칸에서 파견한 비밀 요원 반 헬싱(휴 잭맨 Hugh Jackman)이 400년 만의 악의 제국을 만들기 위해 부활을 꿈꾸는 드라큘라 백작을 막는 이야기다.
반 헬싱은 트란실베니아의 공주 안나(케이트 베킨세일 Kate Beckinsale)와 손잡고 늑대인간과 프랑켄슈타인의 힘을 이용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드라큘라(리처드 록스버그 Richard Roxburgh)를 추격한다.
주인공 반 헬싱은 드라큘라 시리즈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드라큘라에서 흡혈귀 퇴치 전문가로 등장하는 박사 이름이 에이브러햄 반 헬싱이다.
하지만 이 영화 속 주인공은 이름만 같을 뿐 다른 인물이다.
소머즈 감독이 이름만 빌려와 중세시대 007 같은 악마 퇴치 전문가를 만들었다.
그만큼 이 작품은 공포물의 외형을 갖췄지만 내용은 액션물에 가깝다.
연출은 '미이라' 시리즈로 인기를 끈 소머즈 감독이 맡았다.
아닌 게 아니라 '미이라' 시리즈처럼 절대 악을 쫓는 추격전과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
따라서 스토리보다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볼거리가 주를 이루는 영화다.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늑대인간과 드라큘라 패거리의 변신, 각종 무기를 이용한 싸움 장면이 요란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내용의 몰입도나 긴장감은 '미이라'에 미치지 못한다.
무엇보다 악당인 드라큘라를 연기한 리처드 록스버그의 카리스마가 게리 올드만, 피터 쿠싱, 벨라 루고시, 크리스토퍼 리 등 다른 흡혈귀 영화의 드라큘라를 연기한 배우들보다 떨어진다.
이 부분은 미스 캐스팅이라는 생각이다.
아울러 케이트 베킨세일이 연기한 안나 또한 '언더월드'와 비슷해 이미지가 중첩될 수밖에 없다.
언더월드에서는 흡혈귀로 나와 역할이 다르기는 하지만 괴물들과 싸우는 여전사의 이미지가 비슷해 보인다.
소머즈 감독의 영화가 그렇듯 이 작품 역시 요란하고 시끄러운 킬링타임용 영화다.
크게 기대하고 볼만한 영화는 아니지만 시간 때우기용으로 적당하다.
1080p 풀 HD의 1.8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평범하다.
샤프니스가 떨어지고 암부 디테일도 묻힌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웅장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요란하고 위압적인 사운드가 끊임없이 사방 채널을 울려댄다.
부록은 보다 지칠 만큼 풍성하다.
감독과 제작자의 음성해설, 배우들의 음성해설 등 2편의 음성해설과 제작과정, 배우들 인터뷰와 캐릭터 소개, 세트, 컴퓨터 그래픽, 특수효과, NG컷과 가장무도회 연출, 음악, 아트 갤러리 등 다채로운 내용에 모두 한글 자막이 들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부록의 한글 자막에 오자가 너무 많다.
특히 '많고'를 '않고'로 표기한 부분이 너무 많아 보기 불편할 정도다.
무성의하게도 자막 검수를 전혀 하지 않고 출시한 모양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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