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범죄의 요소'(The Element Of Crime, 1984년)는 실제 성행위를 촬영한 영화 '님포매니악'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덴마크 영화감독 라스 폰 트리에의 데뷔작이다.
신인의 작품이지만 놀라운 영상으로 가득한 이 영화는 1984년 칸영화제에서 기술상을 받으며 범상치 않은 작가의 등장을 예고했다.
내용은 복권 파는 소녀만 골라서 죽이는 살인범을 추적하는 형사의 이야기다.
형사는 오래된 스승이 쓴 '범죄의 요소'라는 논문에 따라 범인을 추적한다.
논문의 요지는 범인의 입장에서 상황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것.
결국 범인의 입장이 돼서 그의 심리를 이해하는 과정으로 풀어간다.
하지만 영화는 줄거리보다 난해한 파편같은 영상이 시선을 끈다.
루이 브뉘엘의 영화처럼 상징과 은유적 소품 및 장치로 가득찬 영상은 충격적이며 기괴하다.
물 속에 가라앉은 당나귀의 사체, 몽유병자처럼 부유하는 사람들, 흑백 영화로 착각이 들 만큼 온통 황갈색 톤 일색인 영상.
시대도 알 수 없고 장소도 파악하기 힘들다.
오로지 형사의 독백과 난해한 기호들로 가득찬 수수께끼나 퍼즐을 푸는 기분이다.
그만큼 이 작품은 일반적인 극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찾으려고 하면 곤란하다.
그보다는 의식의 흐름을 파격적 영상으로 표현한, 치기에 가까운 트리에의 연출을 주목해야 하는 영화다.
어찌보면 '킹덤' '어둠속의 댄서' '도그빌' '안티크리스트' '멜랑콜리아'로 이어지는 우울과 비관적인 공포가 지배하는 트리에 특유의 정서가 이 작품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자신만의 경주를 위해 출발선에 선 트리에라는 인물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교감이 쉽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아주 좋지 않다.
잡티가 난무하고 화소가 뭉개지며 디테일이 떨어진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모노를 지원하며, 부록으로 트리에 감독 인터뷰와 프로덕션 노트 등 피처렛이 한글자막과 함께 수록됐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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