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스팀보이

울프팩 2006. 5. 1. 13:45

'스팀보이'(Steamboy, 2003년)는 '아키라'로 세상을 놀라게했던 오토모 가츠히로 감독이 9년에 걸쳐 완성한 애니메이션이다.
제목이 말해주듯이 증기기관이 쓰이던 19세기 중반 영국에서 증기를 이용한 신무기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모험을 다룬 작품이다.

그렇지만 9년의 기다림 끝에 나온 작품치고는 기대에 못미쳤다.
작화는 더 할 수 없이 뛰어나지만 너무 큰 기대를 하고 봐서 그런지, 내용은 참신함과 강렬한 메시지 전달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아키라'에 못미쳤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그림이 워낙 훌륭해서 부족한 내용을 메우고도 남는다.
그림은 컴퓨터 그래픽도 사용했지만 전체적으로 전통적인 손그림 느낌이 물씬 풍겨서 정감이 있다.

DVD 또한 화질과 구성 등이 실망스럽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화질이 기대만큼 좋지 않다.
화면이 전체적으로 약간 뿌옇고 시종일관 미세한 지글거림이 나타난다.

그렇지만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더 할 수 없이 뛰어나다.
마치 한 편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서라운드 효과가 요란하며 저음 또한 웅장하고 묵직하다.

3장의 디스크로 구성돼 있으나 똑같은 내용에 우리말 녹음을 따로 수록한 것이며 또 한 장은 부록만 담아놓았다.
2장에 담아도 충분할 내용을 굳이 3장으로 나눌 필요가 있었는 지 의아하다.

<파워 DVD 캡처 샷>

배경이나 풍물 등은 작화팀이 직접 영국 로케이션을 가서 사진 촬영한 뒤 이를 보고 그렸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증기기관 갑옷으로 중무장한 보병들. 감독은 힘을 얻어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뒤틀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독은 메카닉 매니아 답게 각종 기기들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감독은 '아톰'을 패러디한 이 작품을 통해 아톰을 만든 데자키 오사무 감독의 세계관을 재구성하고 싶었단다.
거대한 증기성이 폭발하면서 뿜어져 나온 증기가 순간적으로 얼어붙은 모습. 감독은 스팀보이와 스팀걸이 함께 등장하는 2탄을 구상중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