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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엑스맨 다크피닉스(4K 블루레이)

울프팩 2020. 4. 12. 16:26

사이먼 킨버그 감독의 '엑스맨 다크 피닉스'(X-Men: Dark Phoenix, 2019년)는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부터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 '엑스맨 아포칼립스'로 이어지는 프리퀄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이자 20년 가까이 이어진 전체 '엑스맨' 시리즈의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작품이다.

내용은 특수한 능력을 지닌 엑스맨의 멤버 진 그레이(소피 터너)가 우주에서 사고로 얻게 된 강화된 능력을 통해 일대 혼란을 일으키는 이야기다.

 

우선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늘어난 점이다.

주인공 진을 비롯해 악당도 외계에서 온 여성(제시카 차스테인)이다.

 

여기에 엑스맨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멤버 미스틱(제니퍼 로렌스), 스톰(알렉산드라 쉽) 등 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활약한다.

그렇다고 남성 캐릭터들이 뒤로 물러났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 캐릭터의 비중을 의도적으로 높였다.

 

다만 지나치게 작위적이어서 눈에 거슬린다.

미스틱은 심지어 대사로 "세상을 여자들이 지키니 엑스맨도 엑스우먼으로 바꾸라"라고 일갈한다.

 

페미니즘을 강조하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표피적이어서 메시지 전달보다 겉핥기에만 그친 모양새다.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늘었다고 해서 페미니즘 영화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캐릭터들이 충돌하는 액션 장면은 그런대로 볼 만하다.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가 뉴욕의 지하철을 염력으로 끄집어 올리고 달리는 호송열차를 둘러싸고 엑스맨과 외계 악당들이 벌이는 싸움은 요란하다.

 

여기에 공간을 확장해 다크 피닉스가 된 진과 외계 악당은 우주에서 막강한 서로의 파괴력으로 맞붙는다.

졸지에 엑스맨들의 이동수단인 엑스제트도 우주선이 돼버렸다.

 

그러나 캐릭터들의 유기적 연결 고리가 약하고 캐릭터들을 이해할 만한 단서도 부족하다.

이야기의 중심을 진에게 맞춰서 나머지 캐릭터들은 곁가지로 전락했다.

 

특히 미스틱이 초반에 너무 쉽게 사라져서 배우의 비중을 감안하면 좀 허무해 보인다.

나머지 스톰이나 매그니토, 비스트, 사이클롭스도 진의 조연처럼 등장한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괴로워하던 진이 엑스맨 편으로 돌아서는 변화나 돌연변이들의 화해 등 갈등의 해소도 뜬금없이 진행된다.

그동안 찰스 자비에(제임스 맥어보이)쪽과 매그니토 편으로 나눠서 싸우던 돌연변이들은 외부에서 공동의 적이 나타나니 힘을 합친다.

 

하지만 엑스맨 시리즈에서 그토록 대립했던 양 진영이 하루아침에 쉽게 화해 모드로 돌아서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러기에는 갈등 해소 구조가 너무 헐거워 보인다.

 

결정적으로 이 작품은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와 일부 설정이 어긋나는 바람에 시리즈에서 벗어나 보인다.

전작에서는 진이 계속 남아있는 것으로 묘사됐으나 이 작품에서는 그렇지 않다.

 

또 전작에서는 찰스도 계속 영재학교에 남아 로건을 맞아들이는 등 엑스맨의 중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영재학교를 떠나는 것으로 묘사됐다.

 

이처럼 구성을 보면 전작들에 비해 여러모로 부족해 보인다.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감독인 사이먼 킨버그가 전작인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를 비롯해 '엑스맨 아포칼립스' '엑스맨 최후의 전쟁'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등 시리즈 여러 편의 각본을 쓰고 제작을 한 인물이라는 점이다.

 

누구보다 엑스맨을 잘 이해하는 그가 황당한 설정으로 동떨어진 작품을 내놨다는 점이 이해 부득이다.

제니퍼 로렌스는 이 작품의 감독으로 사이먼 킨버그를 강력 지지했을 만큼 밀어줬는데, 정작 킨버그는 로렌스의 배역인 미스틱을 허무하게 날려버렸다.

 

그런 점에서 엑스맨 시리즈에 애착을 갖는 팬들은 이 작품이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이야기나 캐릭터들이 빠져들 만큼 매력적이지 못하다.

 

하지만 구성을 떠나 요란한 액션만 놓고 보면 그런대로 볼 만하다.

대신 엑스맨 시리즈의 정체성을 깨끗이 잊어버려야 한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2.39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약간 어두운 감은 들지만 디테일이 뛰어나고 필터링된 색감이 잘 살아 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뛰어난 서라운드 효과를 들려준다.

 

사운드가 웅장하고 묵직하며 저음이 무겁게 울린다.

부록으로 감독과 제작자 해설, 캐릭터 설명과 제작과정, 로케이션 및 액션, 삭제 장면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수록됐다.

 

모두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초반 자동차 사고 장면은 차량 2대를 케이블로 연결해 정확한 지점에서 충돌하도록 만들었다. 차가 날아가는 장면은 360도 회전하는 유압식 장치 위에 파손된 차대를 장착해 회전시키며 그린스크린 앞에서 촬영했다.
이 작품은 엑스맨의 선한 면과 악한 면을 모두 드러내며 인간의 양면성을 보여준다. 나사 관제센터 장면에 조감독 등 제작진이 출연한다.
농구장 바닥이 열리며 엑스제트가 떠오르는 장면은 1970년대 TV 만화 '마징가제트'를 연상케 한다. 엑스제트는 블랙버드를 흉내내 디자인했다.
드디어 엑스맨들이 우주까지 진출해 우주에서 악당들과 싸운다.
촬영은 '아바타'로 오스카 상을 받은 마우로 피오레가 맡았다. 그는 '더 이퀄라이저' '에이 특공대' '매그니피센트 7' '리얼 스틸' '태양의 눈물' '아일랜드' '드리븐' '트레이닝 데이' 등을 찍었다.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주로 촬영.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패스트'와 '엑스맨 아포칼립스'도 몬트리올에서 찍었다.
진과 엑스맨들이 서부극식 결투를 벌이는 동네는 웨일스의 야외 촬영장에 한 달 걸려 만든 세트다.
돌연변이들의 피난처인 제노샤에서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은 유압 펌프로 작동하는 대형 크레인 2대에 회전날개를 떼어낸 헬기를 매달아 리모컨으로 작동하며 촬영.
매그니토가 지하철을 도로 밖으로 끄집어 올리는 뉴욕 5번가 장면도 몬트리올 스튜디오에서 촬영. 뉴욕 5번가처럼 보이도록 세트를 만든 뒤 그린 스크린을 두르고 촬영했다.
엑스맨들이 잡혀가는 호송열차 장면도 유압식 짐벌 위에 기차 내부를 만들어 올려놓고 찍었다. 원래 이 부분은 우주에서 대결하는 내용이었으나 '캡틴 마블'처럼 보일까봐 군용열차로 바뀌었다.
진의 여정에 초점을 맞춘 이 작품은 이전 시리즈보다 어둡고 거칠어져 공포물처럼 보인다.
만화책 '다크 피닉스 사가'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엑스맨 시리즈 가운데 유일하게 인기 캐릭터인 울버린이 등장하지 않는다.
촬영장에서 쪽대본으로 찍었다는 등 말이 많았던 이 작품은 2018년 3, 8, 9월에 일부 장면을 다시 찍었다.
엑스맨 아지트는 몬트리올의 사용하지 않는 골프코스에서 찍었다. 제작진은 컴퓨터그래픽으로 집을 그려 넣었다.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엑스맨 : 다크 피닉스 (2Disc 4K UHD 2D 렌티큘러 오링케이스 스틸북 한정판) : 블루레이
 
엑스맨 : 다크 피닉스 (1Disc 슬립케이스 한정판) : 블루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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