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LA에 있는 유니버셜스튜디오를 방문하면 트램을 타고 스튜디오 세트들을 둘러 보는 프로그램이 인기였다.
그 중에서 기억에 남는 풍경이 '죠스'가 출몰하는 호수를 지나 '위기의 주부들' 마을을 통과하면 나타나는 거대한 여객기가 추락해 폐허가 된 마을이다.
이곳이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우주전쟁'(War of The Wolrds, 2005년)을 찍은 곳이다.
동강난 기체가 뒹구는 마을 풍경은 실제 여객기 추락 현장처럼 처참해 실감난다.
영화의 내용은 HG웰즈의 원작 소설과 동일하다.
어느날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들이 미리 지구에 숨겨 놓은 파괴 병기를 동원해 전세계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인디펜던스 데이'처럼 외계인과 지구인들이 엄청난 화력을 퍼붓는 SF 전쟁물을 기대하면 곤란하다.
영화는 시종일관 강력한 외계 병기를 피해 도망다니는 사람들에 집중한다.
이들은 변변한 저항도 해보지 못하고 파리떼처럼 흩어진다.
일방적인 게임이 무슨 전쟁이냐고 따질 필요가 없다.
이런 내용은 스필버그 감독이 과장없이 원작을 충실하게 따른 결과다.
결말 또한 원작 소설과 똑같다.
따라서 스펙터클한 SF식 전쟁 영화를 기대했다가 실망했다면 스필버그가 아닌 HG웰즈를 탓해야 한다.
스필버그 감독은 위기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우는 가족애에 초점을 맞췄다.
오로지 자신만 알고 가족을 돌보지 않던 주인공 레이(톰 크루즈)는 딸(다코타 패닝)을 데리고 다니면서 목숨을 걸고 자식을 구하면서 새삼 아버지로, 가장으로 거듭난다.
어쩌면 그런 평범한 모습, 즉 가장이요 아버지의 모습이 진정한 영웅의 모습이라고 스필버그 감독은 강조한다.
그렇다고 볼거리가 없는 것이 아니다.
기술이 발달한 만큼 1950년대 조지 팔 감독의 동명 영화보다 진일보한 특수 효과 기술을 동원, 무서운 외계 병기의 끔찍한 학살을 실감나는 영상과 요란한 음향으로 표현했다.
특히 외계인들이 생존자를 찾는 지하실 장면과 외계 병기에 사로잡힌 뒤 탈출하는 과정 등은 숨조차 크게 쉬기 힘들 만큼 긴장감 넘친다.
원작 소설을 읽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 결말을 비판하기도 하지만 가장 타당한 결론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휩쓰는 요즘처럼 아주 절절하게 다가오는 결말이다.
실제로 생물학자들은 인류의 최대 적으로 보이지 않는 세균을 꼽는다.
코로나19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외계인이라고 다를 바 없다.
생물학자였던 HG 웰즈는 이미 100년전에 이를 꿰뚫어 보고 있었던 셈이다.
4K 타이틀은 4K와 일반 블루레이 등 2장으로 구성됐다.
2160p UHD의 1.78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4K 타이틀은 괜찮은 화질이다.
1960년대 영화처럼 필름의 입자감이 살아 있는 가운데 윤곽선이 깔끔하고 색감도 잘 살아 있다.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 음향은 서라운드 효과가 괜찮다.
리어 채널을 적극 활용하는 등 채널 분리가 잘 돼 있다.
리어에서 바람에 펄럭이는 빨래 소리나 위력적인 광선의 발사음 등을 들어보면 마치 현장에 있는 것 같다.
부록은 블루레이에 들어있던 제작과정, 인터뷰, 특수효과, 원작자 소개 내용 등이 동일하게 한글자막과 함께 수록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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