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타잔'의 원작자인 미국의 유명한 대중 소설가 에드거 라이스 버로우스는 1900년대 초반 연필깎이 판매원으로 일했다.
그는 연필깎이 광고가 실린 잡지를 더러 집에 가져와 읽곤 했는데, 잡지에 실린 형편없는 대중 소설을 읽으며 자신이 더 잘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해서 35세 나이에 처음 쓴 소설이 1912년 출간된 '화성의 공주'다.
처음에는 망신을 당할까봐 노먼 빈이라는 필명으로 '화성의 달 아래'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
이후 이 작품이 인기를 끌자 버로우스는 '타잔'의 영화화로 돈을 번 뒤 존 카터를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를 총 11편을 써내 SF판타지 문학의 효시가 됐다.
우주선을 뜻하는 '스페이스십'이란 단어도 원작 소설에 처음 등장했고 여러 종족이 어우러진 외계 생태계와 외계 공주와의 사랑 등도 이 시리즈에서 본격화됐다.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존 카터 시리즈는 미국의 40,50대 이상에게는 대단한 반향을 불러 일으킨 대중문학이다.
조지 루카스 감독도 이 소설의 영향을 받아 '스타워즈'시리즈에서 다양한 종족들의 싸움 및 레이아 공주와 루크 스카이워커의 사랑 이야기를 곁들였다.
이토록 유명한 작품이 원작이 나온 이래 100년 동안 영화화되지 않았던 이유는 선뜻 영화화할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
이를 픽사 스튜디오의 컴퓨터기술에 힘입어 앤드류 스탠튼 감독이 필름에 담은 영화가 바로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시작'(John Carter, 2012년)이다.
하지만 대단한 배경을 지닌 작품치고는 실망스럽다.
방대한 원작의 이야기를 요령있게 축약하다보니 그리 됐는 지 모르겠지만 이이야기 단조롭다.
행성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음모를 꾸민 악당에 맞서 여러 종족이 단합해 싸우는 내용.
여기에 지구에서 순간 이동한 존 카터가 중력의 법칙을 무시한 능력으로 화성 종족들을 돕고 화성 공주의 사랑까지 얻는 이야기다.
'스타워즈' 등 워낙 다양한 SF물에 익숙해진 탓에 갖가지 볼거리나 외계 생명체도 눈길을 끌지 못한다.
SF판타지의 효시인데도 불구하고 영화화가 너무 늦어져 받게 된 불이익이다.
스탠튼 감독은 '니모를 찾아서' '월E' 등 픽사 스튜디오 작품 중 유독 감성을 흔드는 따뜻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의 그런 장기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한 느낌이다.
디즈니픽사는 처음부터 이 영화의 시리즈화를 염두에 둔 모양인데, 이번 작품에 실망한 사람들은 속편에 기대를 걸기 힘들 것 같다.
1080p 풀HD의 2.35 대 1 와이드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CG 캐릭터가 이질감 없이 실사 배우들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화성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전체적으로 주조를 이루는 황갈색 톤의 색감도 잘 살아 있다.
DTS-HD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 또한 웅장하며, 채널 분리도가 좋아서 서라운드 효과가 잘 살아 있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원작 배경 설명, 삭제장면과 NG장면 등이 HD 영상으로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메뉴 한글화도 잘 돼 있어서 작품 완성도와 별개로 블루레이 타이틀의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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