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태양은 외로워'(L'Eclisse, 1962년)는 학창시절 보고 실망했던 작품이다.
그 이유는 순전히 제목 때문이다.
이 영화보다 앞서 알랑 들롱이 주연한 '태양은 가득히'라는 스릴러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르네 클레망 감독이 1960년에 소설가 파트리샤 하이스미스의 걸작 '리플리'를 토대로 만든 영화였다.
한 젊은이의 성공을 위한 욕망을 그린 영화였는데 어찌나 재미있고 음악도 좋던지 열심히 봤다.
훗날 이 영화는 안소니 밍겔라 감독이 '리플리'라는 제목으로 다시 만들었다.
'태양은 가득히'에 대한 기억 때문에 TV 주말의 명화 시간에 방영된 '태양은 외로워'에 대해서도 같은 기대를 했다.
아무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제목이 비슷하다 보니 연작 정도로 생각했다.
실제로 파트리샤 하이스미스는 '리플리'를 5부작으로 썼다.
하지만 영화는 '태양은 가득히'와 아무 상관이 없고, 알랑 들롱이 나온다는 이유로 제목을 비슷하게 고친 수입업자의 농간이었다.
영화 제목에 속아 '태양은 외로워' 식의 스릴러를 기대한 사람들에게 스릴러와 거리가 먼 이 작품은 아주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갖고 있는 안토니오니 감독은 도시의 청춘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일상을 아주 무심하고 심드렁하게 담았다.
극적인 사건도 없고 인상적인 영상이나 러브 스토리도 거의 없다.
마치 길거리에 나가 아무 생각없이 찍은 영상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은 착각이 들 정도.
결말 또한 허무하다.
원래 제목인 '일식'처럼 일식이 시작된 후 여기저기 길거리 풍경을 찍은 인서트 컷이 중구난방으로 나타나다가 느닷없이 끝난다.
비단 얄팍한 상술에 기댄 제목을 탓하지 않더라도 작품 자체의 난해함과 지루함을 이겨내기 힘든 작품이다.
미술 작품에 비유하자면 추상화같은 영화다.
아닌게 아니라 이 작품은 피에트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공간을 나눠 면과 색으로 구분한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이 영화 또한 선과 면을 강조했다.
심지어 인물의 얼굴 위에 펼쳐지는 기하학적 그림자까지 하나의 작품 같다.
더불어 이야기 곳곳에 배치된 무심한 거리 풍경은 몬드리안 그림의 빈 공간 같은 여백 역할을 한다.
그 일상의 무심함이 주는 여백은 영화를 되씹으며 생각할 수 있는 틈을 준다.
그런 점에서도 보면 공간의 여백을 강조한 동양화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나 빠른 호흡의 요즘 영화와 극적인 이야기와 볼거리를 기대한다면 수면제 이상의 역할을 하기 힘든 작품이다.
그래도 알랑 들롱의 잘 생긴 얼굴과 모니카 비티의 차가운 미모는 돋보일 정도로 매력적이다.
1.85 대 1 레터박스 포맷의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무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정사' '밤' '태양은 외로워' 등 3부작에 모두 출연한 모니카 비티. 어떤 각도에서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닮았다. 잘생긴 꽃미남 알랑 들롱이 주식중개인으로 등장. 국내에서는 1964년 개봉했는데, 크게 성공한 '태양은 가득히'의 인기를 노려 제목이 희한하게 바뀌었다. 모니카 비티의 희한한 흑인 분장. 미나가 부른 'il twist e cantato da'라는 노래도 좋았다. 촬영은 지아니 디 베난조가 담당. 선과 면으로 구분한 영상은 한 프레임 안에 다양한 기하학적 도형이 존재한다. 마치 대상을 선과 면으로 해체해 재구성한 구조주의의 흔적이 보인다. 외국 나가기 힘들었던 1970,80년대, 외국서 흘러 들어온 소위 '누드 볼펜'이 인기였다. 펜을 뒤집으면 수영복이 흘러내리며 여성의 누드가 드러난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는 소위 고독과 소외의 3부작이라고 일컫는 '정사' '밤' '태양은 외로워' 3부작을 비롯해 '자브리스키 포인트'처럼 독특한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94세였던 2007년 타계했다.
그 이유는 순전히 제목 때문이다.
이 영화보다 앞서 알랑 들롱이 주연한 '태양은 가득히'라는 스릴러 영화를 본 적이 있다.
르네 클레망 감독이 1960년에 소설가 파트리샤 하이스미스의 걸작 '리플리'를 토대로 만든 영화였다.
한 젊은이의 성공을 위한 욕망을 그린 영화였는데 어찌나 재미있고 음악도 좋던지 열심히 봤다.
훗날 이 영화는 안소니 밍겔라 감독이 '리플리'라는 제목으로 다시 만들었다.
'태양은 가득히'에 대한 기억 때문에 TV 주말의 명화 시간에 방영된 '태양은 외로워'에 대해서도 같은 기대를 했다.
아무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제목이 비슷하다 보니 연작 정도로 생각했다.
실제로 파트리샤 하이스미스는 '리플리'를 5부작으로 썼다.
하지만 영화는 '태양은 가득히'와 아무 상관이 없고, 알랑 들롱이 나온다는 이유로 제목을 비슷하게 고친 수입업자의 농간이었다.
영화 제목에 속아 '태양은 외로워' 식의 스릴러를 기대한 사람들에게 스릴러와 거리가 먼 이 작품은 아주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갖고 있는 안토니오니 감독은 도시의 청춘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일상을 아주 무심하고 심드렁하게 담았다.
극적인 사건도 없고 인상적인 영상이나 러브 스토리도 거의 없다.
마치 길거리에 나가 아무 생각없이 찍은 영상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은 착각이 들 정도.
결말 또한 허무하다.
원래 제목인 '일식'처럼 일식이 시작된 후 여기저기 길거리 풍경을 찍은 인서트 컷이 중구난방으로 나타나다가 느닷없이 끝난다.
비단 얄팍한 상술에 기댄 제목을 탓하지 않더라도 작품 자체의 난해함과 지루함을 이겨내기 힘든 작품이다.
미술 작품에 비유하자면 추상화같은 영화다.
아닌게 아니라 이 작품은 피에트 몬드리안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수평선과 수직선으로 공간을 나눠 면과 색으로 구분한 몬드리안의 작품처럼 이 영화 또한 선과 면을 강조했다.
심지어 인물의 얼굴 위에 펼쳐지는 기하학적 그림자까지 하나의 작품 같다.
더불어 이야기 곳곳에 배치된 무심한 거리 풍경은 몬드리안 그림의 빈 공간 같은 여백 역할을 한다.
그 일상의 무심함이 주는 여백은 영화를 되씹으며 생각할 수 있는 틈을 준다.
그런 점에서도 보면 공간의 여백을 강조한 동양화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나 빠른 호흡의 요즘 영화와 극적인 이야기와 볼거리를 기대한다면 수면제 이상의 역할을 하기 힘든 작품이다.
그래도 알랑 들롱의 잘 생긴 얼굴과 모니카 비티의 차가운 미모는 돋보일 정도로 매력적이다.
1.85 대 1 레터박스 포맷의 DVD 타이틀은 화질이 좋지 않다.
음향은 돌비디지털 2.0 채널을 지원하며 부록은 전무하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포착한 장면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정사' '밤' '태양은 외로워' 등 3부작에 모두 출연한 모니카 비티. 어떤 각도에서는 바브라 스트라이샌드를 닮았다. 잘생긴 꽃미남 알랑 들롱이 주식중개인으로 등장. 국내에서는 1964년 개봉했는데, 크게 성공한 '태양은 가득히'의 인기를 노려 제목이 희한하게 바뀌었다. 모니카 비티의 희한한 흑인 분장. 미나가 부른 'il twist e cantato da'라는 노래도 좋았다. 촬영은 지아니 디 베난조가 담당. 선과 면으로 구분한 영상은 한 프레임 안에 다양한 기하학적 도형이 존재한다. 마치 대상을 선과 면으로 해체해 재구성한 구조주의의 흔적이 보인다. 외국 나가기 힘들었던 1970,80년대, 외국서 흘러 들어온 소위 '누드 볼펜'이 인기였다. 펜을 뒤집으면 수영복이 흘러내리며 여성의 누드가 드러난다.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는 소위 고독과 소외의 3부작이라고 일컫는 '정사' '밤' '태양은 외로워' 3부작을 비롯해 '자브리스키 포인트'처럼 독특한 작품을 만들었다. 그는 94세였던 2007년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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