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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퀘벡시티의 성당들

울프팩 2019. 8. 12. 07:55

퀘벡시티도 유럽 문화의 영향을 받아 성당이 여러 개 있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노트르담 대성당으로 불리는 노트르담 바실리카 대성당이다.

 

이 곳은 아주 찾기 쉽다.

샤토 프롱트낙 호텔을 기점으로 다름 광장을 지나 화가의 거리인 트레조르 거리를 통과하자마자 왼편으로 꺾어지면 드라마 '도깨비'에 나온 크리스마스 상점 부티크 노엘이 나온다.

 

부티크 노엘에서 길 건너편의 오른쪽에 서 있는 성당이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원래 퀘벡시티를 만든 사무엘 상플랭이 1633년에 이 자리에 허름한 성당을 지었으나 얼마 안돼 허물어지자 1647년 다시 지은 것이 바로 이 성당이다.

부티크 노엘 앞에 서 있는 노트르담 바실리카 대성당.

370여 년의 역사를 지닌 이 성당은 멕시코 북쪽 지역에서는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이 성당도 여러 번 수난을 겪었다.

 

프랑스와 영국의 전쟁이 한창이던 1759년 영국군의 포격으로 파괴돼 이후 다시 지었다.

그러나 1922년 12월 22일 대화재가 발생해 돌벽과 종탑만 남기고 모두 소실됐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내부. 마침 건물 외관을 공사 중이어서 못들어가는 줄 알았는데 옆쪽으로 통로를 만들어 놓아 들어갈 수 있었다.

할 수 없이 사람들은 마지막 남은 벽과 종탑에 의지해 오늘의 모습으로 재건했다.

내부에 들어가보면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와 거대한 황금가지가 설교단을 감싸든 장식한 구조물이 눈에 들어온다.

 

퀘벡시티에서는 제일 화려한 성당으로 꼽히지만 유럽, 특히 이탈리아의 어머어마한 성당들을 둘러봤다면 소박해 보인다.

지하에 초대 주교인 프랑수아 드 라발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설교단 위를 황금가지같은 장식이 감싸고 있다.

라발 주교는 다름 광장에서 프티 샹플랭으로 내려가다 보면 우체국 앞에 서있는 동상의 주인공이다.

퀘벡시티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번째 성당은 승리의 노트르담(Eglise Notre-Dame-des-Victoires)이다.

 

이 성당을 보려면 프티 샹플랭을 먼저 보고 루아얄 광장(place de Royale)으로 가면 된다.

작고 아담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루아얄 광장은 원래 퀘벡시티의 발상지다.

루아얄 광장. 주변 건물의 주석 지붕에 햇빛이 반사돼 마치 눈이 온 것처럼 보인다.

1608년 프랑스 탐험가 사무엘 상플랭이 이 곳에 최초의 프랑스 정착촌을 건설했다.

주변을 둘러보면 그럴 만 하다.

 

조금만 내려가면 세인트 로렌스 강으로 이어지는 부두가 나오고, 광장 뒤쪽으로 샤토 프롱트낙 호텔이 서 있는 높다란 다이망 절벽이 버티고 있어서 방어하기에 좋다.

초기 정착민들은 이 곳에 집들을 짓고 원주민들과 모피나 사냥감을 교환하며 살았다.

루아얄 광장은 사방에 건물들이 에워싸듯 서 있어서 아늑한 느낌을 준다.

그래서 과거에도 지금처럼 광장 사면을 17, 18세기 프랑스 양식의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건물들은 아래층에 상점, 위에 살림집이 있다.

 

주변에 상점들이 둘러싸고 있었고 시장이 번성해서 원래 마르쉐 광장(place de marche)이라고 불렀다.

그러다가 1686년 광장 한가운데 루이 14세의 청동 흉상이 들어서면서 그의 이름을 따 지금처럼 명칭이 바뀌었다.

마치 스노볼처럼 꾸며놓은 루이14세 흉상.

이탈리아의 위대한 조각가였던 로렌조 베르니니의 작품을 모방해 만들었던 원래 흉상은 1713년에 분실됐다.

그 바람에 지금 서 있는 모조품을 대신 세웠다.

 

마침 방문했을 때는 흉상을 둥그런 비닐 공 같은 것으로 둘러싸고 안에 솜털과 강풍기를 배치해 스노볼처럼 눈이 날리는 효과를 연출했다.

그런데 강풍기에 솜이 자꾸 끼면서 고장 나는 바람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전통 복장을 입은 가이드가 수학여행을 온 것으로 보이는 학생들에게 루아얄 광장의 역사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고 있다.

나름 이목을 끌기 위한 아이디어로 보이는데 오히려 원래 모습대로 두는 게 더 나을 뻔했다.

한때 퀘벡시티의 경제 중심지로 번창했던 루아얄 광장은 육로가 개발되며 19세기에 급속히 쇠퇴했다.

 

1880년대 들어 사람들이 떠나면서 광장은 폐허처럼 변했다.

이를 퀘벡 주 정부에서 1960~80년대에 열심히 복원하고 17, 18세기 프랑스 양식으로 건물들을 다시 짓고 관광 가이드를 배치하면서 오늘날 관광 명소가 됐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카페 바로 앞에 있는 승리의 노트르담 성당.

전통 복장을 입은 관광 가이드들은 사람들을 무리 지어 이끌고 다니면서 프티 샹플랭과 루아얄 광장 주변의 역사에 대해 열심히 설명한다.

특히 밤에 야경꾼 조명을 들고 다니며 설명하는 '한밤의 투어' 프로그램이 독특하다.

 

이 프로그램은 일부러 으스스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 이유는 이 광장이 한때 범죄자들을 처형하는 장소로도 쓰였기 때문이다.

커다란 모형 범선이 천장에 매달려 있는 승리의 노트르담 성당.

광장 주변에 있는 카페들은 다리 쉼을 하기 좋다.

한낮 땡볕이 내리쬘 때 카페에 들어가 아이스크림이나 커피를 마시며 한가롭게 광장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는 여유를 즐겨볼 만하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카페 맞은편에 서 있는 성당이 바로 승리의 노트르담 성당이다.

1688년 클로드 바일리프(Claude Baillif)가 설계해 지은 이 성당은 1690년과 1711년 영국군과 싸움을 벌이던 프랑스군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지금과 같은 이름이 붙었다.

건물 외벽 전체를 덮은 카르티에 공원의 프레스코 벽화.

이 성당 역시 수난을 겪었다.

1759년 영국군의 포격으로 파괴돼 2차례나 다시 지었다.

 

이 성당은 독특하게도 들어가 보면 천장에 모형 범선이 매달려 있다.

1664년 마르키 드 트라시(marquis de tracy) 장군이 프랑스군을 이끌고 왔을 때 타고 온 범선 르 브레제(le breze)의 축소 모형이다.

가운데 초록색 옷을 입고 서있는 인물이 상플랭이다.

선체의 붉은색은 당시 붉은 물감이 귀해 동물의 피를 대신 발랐다고 한다.

제단 양 옆에 여러 그림들이 걸려 있는데 그중에 반다이크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복제한 그림도 있다.

 

이 성당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가 주연한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에도 나온다.

루아얄 광장을 빠져나오면 손바닥만 한 작은 공원인 카르티에 공원(parc de la cetiere)이 나온다.

프레스코화 앞에서 하프를 연주하는 거리의 악사 노인은 '도깨비'에도 나온다. 항상 이곳에 있는 것은 아니고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연주한다.

이 곳에 5층 건물 전체를 뒤덮은 거대한 프레스코 벽화가 있다.

라 프레스크 데 퀘베쿠아(la fresque des-quebecois)라는 이름의 이 벽화는 12명의 화가들이 2,550시간 동안 작업을 해서 그렸다고 한다.

 

그림 속 16명의 인물들은 퀘벡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위인들이다.

그중 맨 아래 한복판에 초록색 옷을 입고 서 있는 인물이 바로 퀘벡시티를 만든 상플랭이다.

갤러리 거리 끝에서 만날 수 있는 분수.

프레스코화를 지나 계속 직진하면 좌우로 갤러리와 여러 상점들이 있는 조용한 거리를 지나게 된다.

여기서 왼쪽으로 길을 따라 꺾으면 골동품 상점들이 늘어선 거리가 나온다.

 

갤러리 거리와 골동품 상점 거리도 나름 운치 있다.

갤러리 거리는 다름 광장 주변의 화가의 거리와 또 다른 고급스러운 그림들을 주로 걸어놓고 판매한다.

퀘벡시티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고드름 주의 표지판.

한여름 더위를 피해 그림을 구경할 수 있어서 이 곳도 갈만하다.

이 거리를 걷다 보면 재미있는 표지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고드름 주의 표시판이다.

워낙 춥고 눈이 많이 오는 퀘벡시티에서 한겨울 처마 끝에 매달린 고드름은 보이지 않는 흉기다.

캐나다 사람들의 유머를 볼 수 있는 조형물. 갤러리 거리 끝 분수 있는 곳에서 가깝다.

더러 떨어지는 고드름에 맞아서 다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이런 표지판을 세워 놓았다.

여름에는 걱정 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주변에 오래된 건물이 많아 더러 지붕에서 기와들이 미끄러져 떨어지기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

 

쌓인 눈이 떨어지기 쉽도록 일부러 경사지게 지붕을 만들어 놓아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지붕에서 무언가 미끄러져 떨어지면 바로 소방대원들이 출동해 치운다.

 
 
꽃이 있는 식탁
고은경 저
 
크로아티아 랩소디
최연진 저
 
론리플래닛 베스트 캐나다
론리플래닛 편집부 저/김윤미,배형은,이동진 공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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