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호쿠 대지진 이후 재난 영화가 예전과 달리 보인다.
그만큼 가까운 이웃인 일본에서 벌어진 재난이어서 충격이 컸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거리만큼 우리에게도 닥칠 수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우려가 성큼 다가온 듯했다.
그래서 그런지 블루레이 타이틀로 다시 본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2009년)는 극장 개봉 때보다 더 실감 난다.
영화는 대마도에서 발생한 지진이 거대한 쓰나미를 일으켜 해운대를 덮치는 내용이다.
그만큼 영화의 관건은 쓰나미를 얼마나 그럴듯하게 그리느냐에 달렸다.
제작진이 미국까지 날아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쓰나미는 할리우드의 초대작만큼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본 한국 영화 중에서는 가장 그럴듯하게 묘사됐다.
특히 CG로 표현이 까다로운 물과 파도의 어색함도 많이 줄어들었다.
하지만 재난 상황을 떠난 드라마투르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반부를 할애해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살린 것은 좋았지만, 재난 발생 시점부터 이들이 재난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인물들의 성격 등이 부각되도록 묘사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1970년대 할리우드의 성공한 재난 영화인 '타워링'이나 '포세이돈 어드벤처', '타이타닉' 등을 보면 재난 극복 상황을 통해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과 인물의 성격을 뚜렷하게 표현한다.
반면 '해운대'는 인물 소개에 전반부를 소비한 반면, 인물들이 재난을 뚫고 나오는 과정은 너무 간략하게 처리해 재난 영화라는 의미가 다소 퇴색했다.
영화에 긴장감을 부여하려면 인물 소개를 압축하고 재난 상황을 빠르게 보여준 뒤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인물의 성격을 드러내는 메커니즘이 더 낫다.
윤 감독의 장기인 코믹 드라마를 살리다 보니 전반부 인물 소개가 늘어진 점이 흠이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훌륭한 화질을 자랑한다.
칼 끝처럼 날카로운 샤프니스와 적당한 색보정 작업을 거친 영상은 블루레이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DTS-HD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박력 있다.
특히 위력 있는 저음은 파도소리를 폭발음처럼 힘 있게 들려준다.
부록으로 감독과 배우들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음악, 삭제 장면, 마케팅과 NG 장면 등이 다양하게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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