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Heracles)는 영화를 비롯해 그림, 조각 등 숱한 예술작품의 소재가 됐다.
인간의 몸을 빌려 제우스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반인반신으로 사람이 가질 수 없는 힘을 이용해 숱한 난관을 헤치며 용맹을 떨친 영웅이다.
핵심은 사람으로서 불가능한 신들의 힘을 가진 신화적 존재라는 것.
그렇다 보니 그의 영웅담 또한 허황된 것이어도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고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브렛 레트너(Brett Ratner) 감독은 스티브 무어의 그래픽 노블 '허큘리스: 트라키아 전쟁'을 토대로 만든 영화 '허큘리스'(Hercules, 2014년)에서 이를 비틀었다.
헤라클레스(드웨인 존슨 Dwayne Johnson)를 신화적 존재가 아닌 인간 전사들을 이끄는 용병 대장으로 묘사해 천상의 신에서 지상의 용사로 끌어내렸다.
그 바람에 헤라클레스가 물리치는 괴물들도 현실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물론 히드라처럼 머리가 여럿 달린 괴수도 등장하지만 거대한 네메아의 사자나 늑대들은 괴력으로 입을 찢을 만한 존재로 바뀌었고,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는 말을 탄 기병대를 사람들이 착각한 것으로 묘사했다.
그의 무용담 또한 현실적으로 바뀌어 혼자서 괴력을 발휘하기보다 활 잘 쏘는 아마존 여전사, 칼 던지기 명수, 쌍도끼와 거대한 지팡이를 휘두르는 용사 등 동료들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달라졌다.
결국 이 작품에서 헤라클레스는 신의 힘이 아닌 동료들을 이끌어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의 리더로 변했다.
동료들의 팀워크를 강조하는 설정은 마치 서부극 '황야의 7인'을 떠오르게 한다.
각각의 다른 특징을 지닌 용병들이 수많은 적을 상대로 분투하는 장면도 '황야의 7인'과 닮았다.
그렇지만 레트너 감독은 헤라클레스의 무지막지한 힘을 설명할 길이 없었는지 결국 그를 신의 자리에 돌려놓았다.
막판 성경 속 삼손을 연상케 하는 괴력으로 헤라 신전을 무너뜨리는 장면은 인간적인 용병 대장이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를 넘어선다.
신화와 달리 헤라클레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용병들의 무용담으로 바꾼 것은 신선했지만 원체 신화 속 존재 자체를 크게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컴퓨터 그래픽을 적절히 섞어 만든 영웅들의 화려한 싸움 장면과 군대를 조련시켜 집단 전술을 구사하는 장면 등은 볼 만하다.
유명 레슬링 선수였던 큰 덩치의 드웨인 존슨도 헤라클레스 역에 잘 어울렸다.
덕분에 이 작품은 괜찮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드웨인 존슨의 적절한 캐스팅과 그럴듯한 이야기, 웅장한 볼거리가 잘 어울린 킬링타임 무비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일반 블루레이와 3D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일반 블루레이는 극장판과 시간이 약간 늘어난 확장판을 모두 담고 있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필터를 사용한 진한 색감이 잘 살아 있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웅장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채널 분리가 잘 돼 있고 저음이 묵직하게 울린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캐릭터 소개, 무기, 베시 전투 장면 구현, 시각효과, 삭제 및 확장 장면 등이 들어 있다.
부록은 모두 HD 영상으로 제작됐고, 음성해설을 제외한 나머지에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엑스 마키나(4K) (4) | 2022.09.18 |
---|---|
아르고(4K) (2) | 2022.09.17 |
아메리칸 뷰티(블루레이) (0) | 2022.09.12 |
투모로우랜드(블루레이) (0) | 2022.09.10 |
파란 대문(블루레이) (12) | 2022.09.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