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투모로우랜드(블루레이)

울프팩 2022. 9. 10. 12:02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디즈니랜드는 미국을 대표하는 테마파크 중 하나다.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랜드의 월트디즈니 파크에 1955년 투모로우랜드라는 미래 구역을 만들었다.

 

갖가지 미래 세계를 상상한 볼거리와 탈 것으로 채워 넣은 이 공간은 당시 1986년 미래를 배경으로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달 탐험이 시작된 1960년대 이후 투모로우랜드는 시대에 뒤처진 곳으로 취급받았다.

 

결국 디즈니는 1993년 외계 세계 등을 추가한 '투모로우랜드 2055'라는 대대적인 개편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듬해 유로 디즈니랜드 등이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투모로우랜드의 개편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한때 디즈니랜드의 인기 공간 중 하나였던 투모로우랜드는 확실히 예전만 못하다.

오래전 디즈니랜드를 다녀왔지만 투모로우랜드에 갔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을 만큼 존재감이 희미하다.

 

브래드 버드(Brad Bird) 감독의 '투모로우랜드'(Tomorrowland, 2015년)는 바로 디즈니랜드의 투모로우랜드를 배경으로 한 영화다.

한때 디즈니의 상징이었던 공간에 이야기를 입힌 공상과학물이다.

 

내용은 선택받은 자만 들어갈 수 있는 미래 공간인 투모로우랜드에 우연한 계기로 발을 디딘 소녀 케이시(브릿 로버트슨 Britt Robertson)가 인류의 멸망을 막기 위해 미래에서 온 존재들과 힘을 합쳐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다.

투모로우랜드를 다녀왔던 프랭크(조지 클루니 George Clooney)와 미래에서 온 신비한 존재인 아테나(래피 캐시디 Raffey Cassidy)가 케이시를 돕는다.

 

마치 디즈니랜드의 홍보영상 같은 이 영화는 그만큼 볼거리로 승부한다.

롤러코스터처럼 제트팩을 매고 공간을 누비며 안드로이드들과 벌이는 결투, 비행체들이 날아다니는 미래 도시의 모습은 만화처럼 화려하고 신비롭다.

 

특히 이런 장면들은 극장 개봉 때 아이맥스로 상영돼 눈을 시원하게 만드는 볼거리를 선사했다.

여기에 니콜라 테슬라, 토마스 에디슨, 쥘 베른 등 세계적 천재들이 비밀결사를 조직해 파리의 에펠탑 속에 우주선을 숨겨 놓았다는 적당한 음모론까지 끼워 넣어 이야기를 흥미롭게 만들었다.

 

에펠탑이 열리며 우주선이 떠오르는 장면은 청와대에서 마징가가 튀어나온다는 아이들의 실없는 농담만큼이나 허무맹랑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그러나 이런 볼거리들은 디즈니랜드의 홍보영상 같은 영화를 꾸미는 장신구 역할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이언 자이언트' 같은 걸작을 비롯해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 일련의 애니메이션에서 보여준 브래드 버드 감독 특유의 따뜻한 인간애와 감동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나치게 투모로우랜드라는 공간에 얽매여 볼거리에 치우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스토리텔링에 허점이 생긴 탓으로 보인다.

 

모든 영화들이 강박처럼 메시지를 강조할 필요는 없지만 버드 감독은 그런 작품들을 잘 만들어 기대감을 갖게 하는 영화인 중 하나다.

그렇다 보니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을 때 실망이 클 수 있다.

 

이 작품이 그런 영화 중 하나다.

버드 감독의 명성에 미치지 못해 아기자기한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만화처럼 색감이 화려하고 윤곽선이 깔끔하다.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채널 분리가 아주 잘 돼 있어 서라운드 효과가 우수하다.

리어 채널의 활용도가 높고 폭발음이 위력적이다.

 

부록으로 제작과정과 녹음 현장, 단편 애니메이션, 인터뷰, 삭제 장면 등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있다.

모든 부록은 HD 영상으로 제작됐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브래드 버드 감독은 각본 작업에도 참여했다. 제작진은 스페인 발렌시아의 '시티 오브 아트 앤 사이언스'에서 미래 세계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미래세계의 모노레일은 작동하도록 제작됐다. 배우들이 이를 타고 이동하며 촬영.
일부 장면은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의 나사 우주기지에서 촬영.
각본가 데이먼 린들로프는 디즈니 스튜디오에서 발견한 '1952' 상자에서 투모로우랜드 계획을 보고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구상했다.
아테나를 연기한 래피 캐시디가 눈에 띄는 연기를 했다.
미국 할리우드리포터에서는 2015년 개봉한 실패작 중 하나로 이 작품을 꼽았다. 디즈니는 이 작품으로 1억2,000만 달러 이상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구스타브 에펠이 토마스 에디슨, 니콜라 테슬라, 쥘 베른과 플러스 울트라라는 비밀 조직을 만들었는데 여기에 월트 디즈니가 합세하면서 디즈니랜드의 미래섹션을 '투모로우랜드'로 명명했다는 설정이다.
에펠탑이 열리며 우주선이 날아가는 장면. 제작진은 파리, 디즈니랜드 등 전세계 10개 도시를 이동하며 촬영했다.
'라이프 오브 파이'로 제85회 아카데미 촬영상을 받은 클로디오 미란다가 촬영. 그는 '탑건 매버릭'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등을 찍었다.
원래 여주인공 역에 세일린 우들리가 섭외됐다가 브릿 로버트슨으로 바뀌었다. '알라딘'에서 자스민을 연기한 나오미 스콧도 주연 물망에 올랐다.
제작진은 사람들을 감시하는 대형 모니터 장치인 브리지웨이 플라자를 6개월에 걸쳐 축구장 절반 크기로 만들었다.
유럽에서는 '투모로우랜드'라는 이름의 EDM행사가 있어서 '디즈니 프로젝트 T'라는 이름으로 개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