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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허큘리스(블루레이)

울프팩 2022. 9. 14. 00:04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Heracles)는 영화를 비롯해 그림, 조각 등 숱한 예술작품의 소재가 됐다.

인간의 몸을 빌려 제우스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반인반신으로 사람이 가질 수 없는 힘을 이용해 숱한 난관을 헤치며 용맹을 떨친 영웅이다.

 

핵심은 사람으로서 불가능한 신들의 힘을 가진 신화적 존재라는 것.

그렇다 보니 그의 영웅담 또한 허황된 것이어도 아무도 시비를 걸지 않고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브렛 레트너(Brett Ratner) 감독은 스티브 무어의 그래픽 노블 '허큘리스: 트라키아 전쟁'을 토대로 만든 영화 '허큘리스'(Hercules, 2014년)에서 이를 비틀었다.

헤라클레스(드웨인 존슨 Dwayne Johnson)를 신화적 존재가 아닌 인간 전사들을 이끄는 용병 대장으로 묘사해 천상의 신에서 지상의 용사로 끌어내렸다.

 

그 바람에 헤라클레스가 물리치는 괴물들도 현실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물론 히드라처럼 머리가 여럿 달린 괴수도 등장하지만 거대한 네메아의 사자나 늑대들은 괴력으로 입을 찢을 만한 존재로 바뀌었고,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는 말을 탄 기병대를 사람들이 착각한 것으로 묘사했다.

 

그의 무용담 또한 현실적으로 바뀌어 혼자서 괴력을 발휘하기보다 활 잘 쏘는 아마존 여전사, 칼 던지기 명수, 쌍도끼와 거대한 지팡이를 휘두르는 용사 등 동료들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달라졌다.

결국 이 작품에서 헤라클레스는 신의 힘이 아닌 동료들을 이끌어 문제를 해결하는 집단의 리더로 변했다.

 

동료들의 팀워크를 강조하는 설정은 마치 서부극 '황야의 7인'을 떠오르게 한다.

각각의 다른 특징을 지닌 용병들이 수많은 적을 상대로 분투하는 장면도 '황야의 7인'과 닮았다.

 

그렇지만 레트너 감독은 헤라클레스의 무지막지한 힘을 설명할 길이 없었는지 결국 그를 신의 자리에 돌려놓았다.

막판 성경 속 삼손을 연상케 하는 괴력으로 헤라 신전을 무너뜨리는 장면은 인간적인 용병 대장이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를 넘어선다.

 

신화와 달리 헤라클레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용병들의 무용담으로 바꾼 것은 신선했지만 원체 신화 속 존재 자체를 크게 바꾸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컴퓨터 그래픽을 적절히 섞어 만든 영웅들의 화려한 싸움 장면과 군대를 조련시켜 집단 전술을 구사하는 장면 등은 볼 만하다.

 

유명 레슬링 선수였던 큰 덩치의 드웨인 존슨도 헤라클레스 역에 잘 어울렸다.

덕분에 이 작품은 괜찮은 흥행 성적을 거두었다.

 

드웨인 존슨의 적절한 캐스팅과 그럴듯한 이야기, 웅장한 볼거리가 잘 어울린 킬링타임 무비다.

국내 출시된 블루레이 타이틀은 일반 블루레이와 3D 등 2장의 디스크로 구성됐다.

 

일반 블루레이는 극장판과 시간이 약간 늘어난 확장판을 모두 담고 있다.

1080p 풀 HD의 2.40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좋다.

 

윤곽선이 깔끔하고 필터를 사용한 진한 색감이 잘 살아 있다.

DTS HD MA 7.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웅장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들려준다.

 

채널 분리가 잘 돼 있고 저음이 묵직하게 울린다.

부록으로 감독의 음성해설, 제작과정, 캐릭터 소개, 무기, 베시 전투 장면 구현, 시각효과, 삭제 및 확장 장면 등이 들어 있다.

 

부록은 모두 HD 영상으로 제작됐고, 음성해설을 제외한 나머지에 모두 한글 자막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히드라는 와이어에 연결된 7개의 머리를 조종해 촬영. '엑스맨 최후의 성전'과 '러시아워' 시리즈를 감독한 브렛 레트너는 감독보다 기획 및 제작자로 활동했다. '레버넌트' '워독' '블랙매스' 등이 그가 제작한 작품이다.
헤라클레스가 멧돼지와 싸우는 장면은 숲에서 촬영한 뒤 디지컬로 멧돼지를 만들어 넣었다. 눈 쌓인 숲처럼 보이도록 5cm 두께의 힌 면을 바닥에 깔고 나무에 인조 눈 스프레이를 뿌렸다.
네메아의 사자와 싸움 장면은 드웨인 존슨이 잡을수 있도록 사자의 머리 부분만 따로 만들어 촬영.
대부분 촬영을 헝가리의 부다페스트에서 했다. 브렛 레트너 감독은 제작에도 참여했다.
원작자 스티브 무어는 영화화와 관련해 따로 돈을 받지 않았다.
활을 잘 쏘는 아마존 여전사 아탈란타, 칼을 잘 던지는 아우톨리코스, 큰 지팡이를 휘두르는 암피아라오스, 쌍도끼를 휘두르는 티데우스 등이 헤라클레스의 동료 용사들로 나온다.
드웨인 존슨은 야크털로 만든 인조 수염을 붙였다. 그는 촬영 전 레슬링 시합을 하다가 골반 힘줄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다. 수술하면 촬영을 1년 연기해야 해서 수술을 하지 않고 재활 치료만 받은채 촬영했다.
배우들은 촬영을 위해 수 개월간 체력 및 액션 훈련을 받았다. 이들이 근접 전투 장면을 찍을 때 사용한 무기는 칼날 등을 고무로 만들어 다치지 않도록 했다.
여전사 아탈란타 역의 잉그리드 볼소 베르달을 비롯해 티데우스 역의 악셀 헨니, 레서스 역의 토비아스 산텔만은 노르웨이 배우다.
베시 전투 장면은 헝가리에 2개월 동안 마을을 만들어 촬영했다. 불에 탄 마을을 재현하기 위해 검은 흙을 뿌리고 대형 버너 4개를 설치해 검은 연기를 피웠다.
반인반마의 켄타우로스는 말을 탄 기병을 사람들이 착각한 것으로 묘사했다.
레트너 감독은 미술팀에게 북한군 사진을 보여주고 사각방패를 든 군대를 북한군처럼 강렬하게 묘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무술팀은 3주간 보조연기자들에게 검술을 가르쳐 군인처럼 보이도록 훈련시켰다.
드웨인 존슨은 사슬을 끊는 장면을 찍다가 기절했다. 그는 실제처럼 보이도록 진짜 강철 사슬로 묶어 달라고 주문했다.
지하 감옥에서 헤라클레스와 싸우는 3마리 늑대는 스턴트맨들이 녹색 옷을 입고 늑대 연기를 한 뒤 컴퓨터 그래픽을 합성했다.
헤라클레스가 헤라 신전을 무너뜨리는 장면을 위해 석상을 무릎 높이까지만 만들어 유압장치에 연결한 뒤 쓰러지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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