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비홍2(블루레이)

전편의 성공에 힘입어 개봉한 서극 감독의 '황비홍2'(黃飛鴻 之 二 男兒當自强, 1992년)는 국내에서 곡절이 많았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1편이 국내에서 대박을 터뜨리는 바람에 2편 수입에 과당 경쟁이 붙으면서 가격이 크게 뛰었다.

 

1편의 수입 가격이 32만 8,000달러였는데 2편 가격이 3배 가까운 80만 달러로 치솟았다.

급기야 한국영화업협동조합이 정부에 수입 제한을 건의하면서 문화부가 수입을 불허했다.

 

그 바람에 국내에서는 3편이 먼저 개봉했다.

다행히 시리즈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고 각 편이 독립적이어서 3편이 먼저 개봉했어도 크게 상관은 없었다.

 

2편은 중국의 근대화를 둘러싼 1911년 신해혁명을 배경으로 한다.

서양 문물을 배척하는 백련교도가 날뛰면서 외국 대사관으로 피신한 혁명 주도 세력인 손문을 황비홍(이연걸)이 보호하는 이야기다.

 

이 와중에 혁명을 막으려는 중국 관료가 끼어들면서 황비홍의 복잡한 싸움이 시작된다.

2편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중국 관료로 등장하는 견자단이다.

 

훗날 영화 캐릭터로는 황비홍만큼 유명한 엽문을 연기한 견자단이 이연걸과 무술 대결을 벌이는 흔치 않은 장면을 볼 수 있다.

압권은 기다란 장대를 이용한 봉 싸움이다.

 

1편에서 무술 고수와 황비홍의 사다리 싸움이 하이라이트였다면 2편에서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간 황비홍이 봉을 이용해 견자단과 대결을 벌이는 장면이 볼 만하다.

특히 견자단은 빨래를 빠르게 회전시키며 봉 못지않은 무기로 활용하는 묘기를 보여준다.

 

다만 이연걸이 촬영 중 부상을 당해 일부 발차기 장면을 대역이 대신했다.

워낙 무술 연기가 빨리서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자세히 보면 백련교도 와 싸움 등 일부 장면에서 얼굴이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 있다.

 

그렇다고 이연걸의 무술 연기에 흠을 잡을 정도는 아니다.

전광석화 같은 그의 무술 솜씨는 1편 못지않게 여전하다.

 

아울러 미모의 관지림이 계속 등장해 황비홍과 야릇한 로맨스를 이어간다.

대신 1편에 등장한 원표와 정칙사 대신 막소총이 나와 황비홍을 돕는다

 

액션의 과장성은 1편보다 늘었다.

특히 백련교도 소굴에 쳐들어간 황비홍의 싸움 장면을 보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높게 쌓아 올린 책상 위에서 균형을 잡으며 결투를 벌이는데 허공을 날아다니는 와이어 액션이 과하게 쓰였다.

 

더불어 과장을 좋아하는 서극 감독답게 위로 쳐다보는 앙각 촬영이 이번 작품에서는 두드러졌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는 장면까지 앙각 촬영을 과하게 사용했다.

 

1080p 풀 HD의 2.35 대 1 화면비를 지원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화질이 괜찮다.

입자가 두드러지지만 1편보다는 화질이 낫다.

 

다만 디테일이 좋지는 않다.

음향은 1편처럼 영어는 DTS HD MA 5.1 채널을 지원하고 오리지널 중국어는 LPCM 2.0이다.

 

부록으로 실제 황비홍에 대한 설명 영상이 한글 자막과 함께 들어 있다.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서양 문물에 반대하며 중국 전통을 살리자는 백련교도가 악당으로 등장한다. 이들은 서양 복색을 한 중국인까지 무턱대고 공격한다.

전편에 이어 미모의 관지림이 황비홍을 흠모하며 좋아하는 역할로 등장.

여전히 이연걸의 무술이 빛난다. 황비홍은 당시 시들했던 홍가권을 부활시킨 일대종사다.

젊디 젊은 견자단이 혁명세력에 반대하는 청나라 관료로 등장해 황비홍과 대결을 펼친다.

견자단과 이연걸의 결투 장면이 볼 만 하다. 황비홍은 21세때 홍콩의 호커스 마켓에서 대나무 봉으로 중국 깡패들과 싸움을 벌여 물리쳤다. 그는 깡패들에게 두드려 맞는 행상인을 도우려고 싸움을 벌였고 깡패들이 심하게 다치는 바람에 홍콩에 머물수 없어 광주로 돌아갔다.

황비홍이 구사한 홍권은 기마자세에서 공격과 수비로 이어진다. 그가 구사한 무영각은 달빛 아래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발 놀림이 빠른 무술이다.

백련교도 소굴에서 벌이는 싸움은 서극 특유의 과장된 와이어 액션이 두드러진다.

황비홍은 호학쌍형권을 개선해 무술의 위력을 키웠다.

유명한 의원이기도 했던 황비홍은 중국 흑기군 장군인 유영복의 다친 다리를 고쳐줘 군의관을 하기도 했다.

2편에서는 유명한 주제가를 성룡이 불렀다.